아침에 눈을 뜨면 창밖엔 나고야 바다의 푸른 파도가 넘실댄다. 선수들은 호텔이 아닌 거대한 크루즈선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경기 시간이 되면 배에서 내려 경기장으로 향한다.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서 실제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번 대회 선수촌은 남다르다. 새로운 시설을 짓지 않고 기존 호텔을 활용하기로 했다. 다만 아시아 전역의 선수 및 관계자를 수용하긴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정박한 크루즈선과 컨테이너 하우스를 숙소로 개조해 사용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바다 위’ 숙소일 터. 길이 약 290m, 객실 1500개를 갖춘 이탈리아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가 대회 기간 나고야항 긴조부두에 정박한다. 선수와 관계자 약 4000명이 이용할 예정이다. 선내에는 식당과 피트니스 시설 등 생활·훈련에 필요한 공간도 마련돼 있다. 나고야항 가든부두에는 컨테이너 하우스도 200채 가까이 설치돼 약 2000명이 머문다.
낯선 풍경 뒤엔 비용 문제가 있었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회는 당초 나고야 시내에 선수촌을 지으려 했지만 자재비 상승 등으로 예상 건설비가 300억엔(약 2626억원)에서 두 배 수준으로 뛸 것으로 전망되자 계획을 접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안전 대책이 과제로 떠올랐다. 대회가 열리는 9, 10월은 태풍의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시기다. 현지 매체 CBC TV는 지난 18일 지진·쓰나미가 발생하면 컨테이너 숙박자들을 인근 높은 건물로 우선 대피시킨 뒤 버스를 통해 별도 공공시설로 옮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태풍 접근 등으로 해상보안청의 퇴피 권고가 내려지면 크루즈선은 탑승자를 태운 채 항구를 떠나 해상으로 피항할 계획이다.
한국 역시 분산 선수촌에 맞춰 대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30일 “관계기관 합동 준비단을 꾸려 권역별 거점을 중심으로 행정·의무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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