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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 “하나에 안주할 필요 없어” 차인표표 키팅의 위로

입력 : 2026-08-12 13:56:20 수정 : 2026-08-12 14: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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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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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배우가 되려면 연극을 진작 했어야 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조금 더 일찍 시작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무대 위 차인표의 눈빛에는 베테랑 배우의 연륜과 첫 연극에 도전한 신인의 긴장이 함께 담겼다. 학생들을 바라보는 진지한 시선에서는 익숙했던 스타의 모습과 다른 새로운 얼굴이 드러난다. 데뷔 33년 만에 처음 연극 무대에 오른 차인표는 삶의 경험을 품은 스승으로 관객 앞에 섰다.

 

배우 차인표가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문학 교사 존 찰스 키팅을 연기한다. 작품의 배경은 1959년 미국 명문 기숙학교 웰튼 아카데미다. 입시와 성공만을 강요받던 학생들은 새로 부임한 키팅을 만나 변하기 시작한다. 키팅은 정해진 답을 외우게 하는 대신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법을 가르쳤다. 그는 학생들에게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1989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톰 슐만의 원작 극본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번 공연은 국내 최초 정식 라이선스 프로덕션이다. 차인표와 오만석·연정훈이 키팅 역에 트리플 캐스팅됐다.

 

◆“한 가지에 안주할 필요 없었다”…연극으로 향한 용기

 

차인표에게 이번 작품은 배우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그는 1993년 배우로 데뷔한 뒤 드라마와 영화에서 꾸준히 활동했다. 그러나 연극 무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연극 출연 제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긴 연습 기간과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출연을 뒤로 미뤘다.

 

차인표는 “대중 연예인으로 출발하면서 연극이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것 같다”고 솔직히 밝히며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더 불안하고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것을 했을 때 얻는 기쁨은 굉장히 컸다”고 밝혔다.

 

생각이 달라진 계기는 소설이었다. 2009년 잘가요 언덕을 발표하며 소설가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이후 오늘 예보, 인어 사냥, 그들의 하루, 우리동네 도서관 등 총 5편의 소설을 냈다.

 

차인표는 “나이가 들고 소설을 쓰면서 굳이 한 가지에 안주할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며 “연극도 하나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으로 가는 일이라고 생각해 도전할 용기를 냈다. 아내와 주변 사람들도 연극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며 많이 응원했다”고 덧붙였다.

 

◆로빈 윌리엄스와 다른 ‘늙은 키팅’

 

차인표가 완성한 키팅은 원작 속 인물과 결이 다르다. 원작 영화에서는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키팅을 연기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차인표는 자신의 키팅을 ‘늙은 키팅’이라고 표현하며 “영화 속 키팅은 30대 초반으로 설정돼 있다. 나는 그 사람이 살지 않은 30여 년을 더 살았다”면서 “살아보니 키팅 선생의 말이 맞았다”며 “인간은 틀 속에서 태어나지만 여러 선택지가 있으니 눈을 뜨고 다른 선택지를 바라보라는 말을 진심을 담아 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은 정답을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일”이라며 “이 작품은 제도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에게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묻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작품을 대표하는 카르페 디엠에 대해서는 순간의 즐거움만 좇으라는 뜻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차인표는 “미래를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지만 현재는 자신의 것”이라며 “거창한 선택보다 좋은 습관을 하나씩 쌓아가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이 단순히 과거의 추억이나 교훈을 전달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차인표는 “인간은 누구나 태어난 틀이 있지만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본질”이라며 “관객이 이 작품을 통해 삶의 방향과 용기를 찾길 바랐다”고 밝혔다.

 

◆하루 9시간 연습…베테랑도 다시 학생으로

 

첫 연극을 향한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지난 4월 출연을 제안받은 뒤 약 두 달 동안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습이 이어졌다. 성량과 호흡, 동선 등 카메라 연기와 다른 무대의 문법도 새롭게 익혀야 했다.

 

차인표는 “연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수백 번, 수천 번 연습하고 나면 긴장이 줄고 자신감이 생겼다”며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연극은 대사를 수백 번 반복하며 팀플레이를 완성하는 장르라는 사실을 몸으로 배웠다”고 말했다.

 

오랜 연기 경력을 앞세우지 않았다. 조광화 연출은 물론 학생 역을 맡은 젊은 배우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했다. 먼 거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연습실에 일찍 도착하는 후배들을 보며 더욱 큰 책임감도 느꼈다.

 

차인표는 “연극은 한 사람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한 팀이 돼야 한다. 함께 뛰는 축구팀처럼 무대 위의 모든 배우가 잘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내가 보여주는 연기는 혼자 만든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완성한 앙상블”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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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인정한 새 대표작

 

뒤늦게 발견한 연극의 매력에 푹 빠진 모습이다. 이번 작품은 대표작에 대한 생각까지 바꾸게 했다.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혀온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1994)를 죽은 시인의 사회로 바꾸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이를 인정해준 사람은 그의 어머니였다.

 

차인표는 “84세인 어머니가 생애 첫 연극을 본 뒤 ‘인표야, 네가 죽은 시인의 사회로 대표작을 바꾼 것을 축하한다’고 문자를 보내셨다”며 “어머니의 인정 하나로 이미 꿈꾸던 일을 이뤘다”고 미소 지었다.

 

배우와 소설가를 잇는 새로운 꿈도 생겼다. 2022년 발표한 장편소설 인어 사냥은 현재 희곡으로 각색되고 있다. 차인표는 “전문적으로 연극과 뮤지컬을 만드는 분들이 원작을 사용하고 싶다고 연락해 허락했다”며 “내 소설이 연극 무대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는 기쁨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연극은 늦었지만 차인표의 새로운 도전은 이제 시작됐다. 그는 “좋은 작품이 있다면 앞으로도 연극 출연을 고려하겠다”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연극계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9월13일까지 서울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공연된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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