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이어지면 평소 무릎이나 고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통증이 심해져도 기존 퇴행성관절염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별다른 외상 없이 무릎이 갑자기 붓고 뜨거워지면서 걷기 힘들 정도로 아프다면 단순한 관절염 악화가 아니라 통풍성 관절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통풍은 혈액 속 요산이 몸 밖으로 충분히 배출되지 못하고 관절 주변에 결정 형태로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엄지발가락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발목과 무릎 등 다른 관절에도 나타날 수 있다. 발작은 주로 한 관절에서 갑작스럽게 시작되며 심한 통증과 부기, 열감, 피부 발적을 동반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많은 땀을 흘린 뒤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지 못하면 탈수 상태가 되기 쉽다. 탈수는 요산의 신장 배출에 불리하게 작용해 이미 통풍 소인이 있는 사람의 발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휴가철 음주와 육류·해산물 위주의 식사, 당분이 많은 음료 섭취가 겹치면 통풍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박재영 경산중앙병원 관절척추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더운 날씨가 연골을 갑자기 닳게 하거나 모든 사람에게 통풍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기존에 요산 수치가 높거나 통풍 병력이 있는 사람이 많은 땀을 흘리고 수분 섭취가 부족해지면 급성 발작을 겪을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서히 아픈 퇴행성관절염, 갑자기 붓는 통풍
무릎 퇴행성관절염과 통풍은 모두 무릎 통증과 부종을 일으킬 수 있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을 비롯한 관절 조직의 변화가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질환이다.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심해지고 쉬면 다소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아침이나 장시간 앉아 있다가 움직일 때 뻣뻣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대개 증상이 서서히 진행된다. 무릎뿐 아니라 고관절에도 발생하며, 고관절염은 사타구니와 허벅지 안쪽, 엉덩이 주변의 통증과 운동 범위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
반면 통풍 발작은 수시간 안에 통증이 급격히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밤에 갑자기 시작되거나 이불이 스치는 자극조차 견디기 힘들 정도로 아프고, 관절이 붉고 뜨거우면서 눈에 띄게 붓기도 한다.
박재영 센터장은 “평소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더라도 무릎이 하루 사이 갑자기 붓고 열이 나며 가만히 있어도 심하게 아프다면 기존 관절염이 악화됐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며 “퇴행성관절염과 통풍이 함께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에 통증의 발생 시점과 부종, 열감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관절 상태 확인은 필수
급성 무릎 통증의 원인을 확인하려면 증상과 병력, 복용 약물 등을 살펴보고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필요하면 부어 있는 관절에서 관절액을 채취해 요산 결정을 확인한다. 초음파나 특수 CT 검사를 이용해 관절 주변의 요산 결정 침착 여부를 살펴보기도 한다.
특히 무릎이 뜨겁게 붓고 발열이나 오한, 전신 쇠약감이 함께 나타난다면 통풍뿐 아니라 세균성 관절염도 감별해야 한다. 세균성 관절염은 치료가 늦어지면 관절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박재영 센터장은 “급성 통풍과 관절 감염은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비슷할 수 있어 환자가 스스로 판단해 진통제만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갑자기 한쪽 관절이 심하게 붓고 뜨거워졌다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한 뒤 질환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염기 통풍 예방을 위해서는 갈증이 심해지기 전부터 물을 나눠 마시고 과도한 음주와 당분이 많은 음료를 줄이는 것이 좋다. 다만 심장질환이나 신장질환으로 수분 섭취량을 제한받고 있다면 임의로 물을 많이 마시기보다 담당 의료진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
박재영 센터장은 “평소 처방받은 요산저하제가 있다면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며 “무릎과 고관절의 퇴행성관절염 관리에는 적정 체중 유지와 관절 주변 근육 강화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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