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신작 개봉을 앞둔 허범욱 애니메이션 감독이 2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43세.
한국독립영화협회와 배급사 인디스토리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주 발생한 화재 사고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던 중 이날 오전 끝내 숨을 거뒀다.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학창 시절 문학을 지망했으나,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린 캐나다국립영화위원회(NFB) 단편 애니메이션 특별전을 계기로 연출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한국영화아카데미(KAFA)를 거쳐 단편 ‘평범한 식사’(2009), ‘선량한 인간들의 도시’(2011), ‘갈라파고스’(2019) 등을 선보였으며, 첫 장편 ‘창백한 얼굴들’(2014)을 통해 평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창백한 얼굴들’은 2015년 제30회 홀랜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한국 작품 최초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고인의 두 번째 장편이자 유작이 된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2024)는 세계 최대 규모인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아울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언급, 서울독립영화제 장편 애니메이션 최초 최우수작품상 등을 잇따라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인간이 되려는 돼지와 짐승으로 변해가는 인간의 생존기를 다룬 이 작품은 현대 사회의 폭력성과 인간성의 본질을 날카롭게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우 남도형과 배우 한우진이 목소리 연기로 참여해 기대를 모았으며, 당초 내달 5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었다. 배급사 측은 지난 24일 언론시사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감독의 갑작스러운 신상 변화로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빈소는 서울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 특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30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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