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낼 수 있는 힘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천성호(LG)의 대타 카드가 적중했다. 경기 막판까지 이어진 팽팽한 균형을 깼다. 염경엽 LG 감독의 과감한 용병술이 완벽하게 적중한 순간이다. 최근 5경기 1승 4패로 부진했던 LG에겐 귀중한 승리가 아닐 수 없다. 2연패 늪에서도 탈출했다.
천성호는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리그 키움과의 원정경기에 교체 투입됐다. 염 감독은 4-4로 맞선 8회 초 1사 1, 2루 득점 찬스를 맞이하자, 구본혁을 빼고 대기하던 천성호를 대타로 내세웠다.
천성호는 키움의 세 번째 투수 원종현을 상대했다. 볼카운트 1-0에서 138㎞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타구는 좌중간을 가르는 시원한 2루타가 됐다. 그 사이 2루주자 박해민이 홈을 밟았고, 1루주자 문보경은 3루까지 진루했다.
LG의 공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후속 타자 박동원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어 이영빈의 안타 때 상대 2루수의 송구 실책까지 겹치며 한 점을 더 추가했다. 9회초에는 오스틴의 홈런포가 또 터졌다. 순식간에 점수를 벌린 LG는 최종 스코어 10-4로 승리를 거뒀다.
천성호는 지난달 28일 롯데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전날 잠실 키움전에서는 휴식을 취했고, 이날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돼 벤치서 대기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찬스에서 감독의 믿음에 완벽히 부응했다.
천성호는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과거 KT 시절에는 1군과 2군을 오가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이적 후 주전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잘 메웠다. 성적 대비 임팩트와 백업 기여도가 가장 훌륭했다.
이번 시즌 초반에도 기세가 대단했다. 3~4월 타율은 0.369(84타수 31안타) 팀 내 1위, 리그 전체 4위에 올랐다. 하지만 5월에는 공수 양면에서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잦은 수비 실책은 물론, 타율도 급감했다. 5월 성적은 25경기 69타수 10안타, 타율 0.145에 홈런은 단 한 개도 없었다. 결국 출전 기회도 줄어들었다.
힘든 시기 천성호를 일으켜 세운 건 코칭스태프의 믿음이다. 천성호는 “염경엽 감독님과 타격코치 분들이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해 줬다. 4월의 활약은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고 격려를 해 줘서 감사했다”며 “기회는 또 오니까 잘 준비하고 있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6월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17경기에 출전해 33타수 12안타 4타점, 타율 0.364를 기록했다. 송찬의(0.392), 오스틴(0.382), 문정빈(0.366)과 함께 팀 타선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그리고 이날 활약으로 7월의 스타트도 기분 좋게 끊었다.
마음고생을 거친 천성호는 비우는 법을 배웠다. 그는 “대타로 나설 때는 한 타석에서 후회 없이 스윙 3개만 시원하게 돌리고 나오자는 생각으로 임한다”며 “감독님과 코치님들의 믿음이 다시 올라올 수 있는 큰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투수진의 투혼 역시 빛났다. LG는 5선발 송승기의 부상 공백으로 인해 불펜 데이를 감행했다. 상대 선발이 키움의 에이스 알칸타라였던 만큼 걱정이 큰 경기였다. LG는 총 8명의 투수를 쏟아부었다.
5년 만에 선발 등판한 함덕주는 공 25개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어 등판한 김진수가 3피안타 2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했지만, 우강훈이 바통을 이어받아 1⅓이닝을 피안타 없이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다음 투수 김영우는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이어 리오스(2이닝 1실점), 이우찬(⅔이닝 무실점), 손주영(1⅔이닝 무실점)이 차례로 등판해 실점 없이 뒷문을 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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