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국가대표 강아지, 그러니까 ‘국개대표’들이 SNS에서 화제다. 일본의 그래픽 디자이너 에리카 스켈톤 후지모토가 그린 일러스트 작품 ‘월드펍(World Pup)’ 시리즈로, 월드컵 출전국을 대표하는 견종이 각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다. Pup은 강아지를 의미하는 영단어 Puppy의 준말이다.
25일 후지모토 작가는 “월드펍은 축구를 좋아하는 연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라며 “축구는 국가와 언어를 넘어 사람들을 연결하는 스포츠 중 하나이며, 개도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존재다. 그 두 가지를 결합하면 국경을 넘어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erika_skelton)에서 볼 수 있는 이 작품들은 각 나라의 토종견 혹은 가장 유명한 강아지들이 주인공이다. 한국 진돗개, 일본 시바견, 잉글랜드 보더콜리, 독일 도베르만, 미국 골든리트리버, 네덜란드 쿠이커혼제, 스코틀랜드 스코티시테리어, 크로아티아 달마시안, 프랑스 파피용, 스페인 이비잔 하운드, 멕시코 숄로이츠퀸틀, 호주 블루힐러, 튀르키예 시바스 캉갈 등이다.
후지모토 작가는 “이번 작품을 위해 각 나라에서 가장 사랑 받는 견종이 무엇인지 조사했다. 브라질은 브라질리언 테리어로 올렸는데 브라질 네티즌들이 ‘브라질은 카라멜로야’라는 댓글을 많이 달더라”며 “개는 단순한 품종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의 정체성과도 깊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 진돗개를 그리기까지 사연도 소개했다. 월드펍 첫 게시물을 올린 뒤 많은 한국인들로부터 다음에는 진돗개를 그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고.
후지모토 작가는 “진도견이라는 품종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성격이나 역사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며 “조사해 보니 충성심이 강하고 용감하며 매우 성실한 개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진돗개를 그릴 때는 용맹함과 강인함, 그리고 부드러움이 표현되도록 신경 썼다”고 밝혔다.
이어 “진도견을 계기로 많은 한국인들과 교류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이제 저에겐 진돗개가 단순히 한국을 대표하는 견종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 여러분과의 따뜻한 교류를 상징하는 특별한 존재”라고 미소 지었다.
일본의 천연기념물인 시바견(시바이누)은 한국에서도 반려견으로 인기 있는 견종이다. 이에 후지모토 작가는 “일본을 대표하는 시바견이 한국 사람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낀다”며 “국경을 넘어 같은 견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그 역시 두 강아지와 함께하는 반려인으로, 4살 믹스견 올리, 3살 믹스견 피츠카와 매일 아침 집 근처 바닷가를 산책한다고.
현재까지 월드펍 시리즈로 30개 출전국의 개들이 공개된 가운데 해당 게시물의 ‘좋아요’가 15만 회에 육박하고 있다. 나머지 18개국의 대표견도 그릴 것이라는 후지모토 작가는 “이 시리즈가 이 정도로 큰 관심을 받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전 세계인의 반려인들이 좋아해주고 ‘우리나라의 개도 그려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받는 것이 큰 기쁨”이라며 “월드펍 시리즈를 통해 다른 나라에 어떤 개가 있는지, 어떤 문화가 있는지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그보다 멋진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웃었다.
◆에리카 스켈톤 후지모토 작가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대학 겸임 강사인 그는 일본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독일에서 태어나 일본 도쿄에서 자랐다.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을 접하며 자란 경험은 현재 창작 활동의 큰 기반이 되고 있다고.
현재 출판물의 삽화·일러스트, 이벤트의 키 비주얼, 광고 및 판촉물 등 분야에서 일러스트와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대학에서 교육 활동과 워크숍 기획·운영에 참여해 창작의 즐거움과 표현의 기쁨을 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즐거운 기분을 느끼고, 새로운 대화와 만남이 생기길 바란다”며 “내년에 여자 월드컵이 열리는 만큼 그때는 각 나라의 대표 고양이로 일러스트 작품을 그려보고 싶다”고 전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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