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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들 탐냈는지 알겠다” 고교 최대어 엄준상, 23억원 받고 애리조나행

입력 : 2026-06-17 11:03:34 수정 : 2026-06-17 1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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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코스포츠에이전시 제공
사진=리코스포츠에이전시 제공

 

“돋보이는 재능과 툴을 갖췄다.”

 

장타 잠재력을 지닌 유격수, 여기에 최고 시속 153㎞의 강속구까지. 고교야구 무대에서 투타 재능을 뽐낸 엄준상(덕수고)이 ‘빅리그’라는 부푼 꿈을 안고 태평양을 건넌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17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홈구장 체이스필드에서 엄준상의 입단식을 열었다. 엄준상은 계약금 150만달러(약 2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당초 9월 열리는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 안팎의 지명이 유력했던 고교 최대어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국내 프로 무대로 직행하는 대신 미국에서 자신의 재능을 시험하는 길을 택했다.

 

“꿈에 그리던 MLB 무대에 도전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운을 뗀 엄준상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만큼 열심히 배우겠다. 한 단계씩 성장해 빅리그 무대에 서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리코스포츠에이전시 제공
사진=리코스포츠에이전시 제공

 

투타겸업 기대주다. 엄준상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 역시 다재다능함에 있다. 주 포지션은 내야의 꽃이자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유격수다. 안정적인 수비와 매끄러운 풋워크, 강한 송구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MLB닷컴은 산하 매체 MLB 파이프라인을 통해 엄준상을 “수비가 매우 탄탄한 유격수”라고 소개했다.

 

방망이도 매섭다. 엄준상은 올 시즌 고교야구 공식전 18경기서 타율 0.317(63타수 20안타) 3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99에 달한다. 특히 주말리그에서는 전국 102개교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을 마크해 타격왕에 올랐다.

 

MLB닷컴은 엄준상을 현재 장타보다 콘택트 능력이 앞서는 유형으로 평가했다. 다만 185㎝·93㎏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만큼 타구 각도를 다듬으면 장타력도 한층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운드에서는 파이어볼러의 면모를 뽐낸다. 직구는 평균 146∼148㎞에서 형성되고 최고 153㎞에 이른다. 올 시즌 투수로 5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2.77(12⅔이닝 4자책점)을 써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강한 구위에 제구 능력까지 겸비했다. 삼진 15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단 1개만 내줬고 홈런은 한 차례도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다. 135∼140㎞대 슬라이더와 타자 앞에서 날카롭게 똑 떨어지는 스플리터도 구사한다. 또래 투수 가운데 완성도가 높고 볼 배합 능력도 뛰어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국제무대서 일찌감치 눈도장을 크게 찍었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18세 이하(U-18) 야구 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투수로도 두 차례 등판했다. 3⅔이닝 동안 안타 2개만 내주고 볼넷 없이 삼진 7개를 잡아 무실점으로 1세이브를 올렸다. 국내를 넘어 MLB 스카우트들의 관심까지 끌어낸 배경이다.

 

애리조나는 엄준상의 투타 겸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육성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입단식 직후 빅리그 선수들과 함께 타격 훈련에 나선 엄준상은 여러 차례 담장을 넘기며 현지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토레이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도 엄준상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왜 그렇게 많은 관심을 받았는지 알겠다”며 “우리 팀과 계약하게 돼 기쁘다. 구단 육성 시스템 안에서 성장하며 빅리그로 향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애리조나에서 뛴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탠 김병현이 유일하다. 이제 첫발을 내디딘 엄준상이 먼 훗날 김병현에 이어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무대를 밟는 두 번째 한국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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