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 투자로 설계 가능성
K-건설, 인프라 재건 참여 유력
에너지·ICT·바이오도 기대감
미국과 이란의 종전 논의가 한국 기업의 중동 재건시장 진출 변수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이 핵 협상을 포함한 최종 종전 합의에 동의할 경우 3000억달러, 우리 돈 약 454조원 규모의 재건기금 조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금 조성에는 한국과 일본, 유럽, 미국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제재 완화 이후 건설·에너지·정보기술(IT)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재건기금은 정부 간 직접 지원이 아니라 민간기업 투자 중심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란에서는 이를 전후 복구를 위한 사실상의 배상금으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돈을 주는 합의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최종 합의 이후 대규모 자금이 이란 재건에 투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이란 종전협상 과정에서 대이란 제재 완화와 3000억달러 규모 재건기금 조성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CBS 인터뷰에서 이란이 합의상 의무를 이행할 경우 해당 기금에 접근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논의를 사실상 인정했다.
기금은 미국과 이란의 최종 합의가 이뤄진 뒤 설치될 전망이다. 양국은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에 원격 서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MOU에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 이란 핵 프로그램 검증, 제재 완화 협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은 제재 완화와 동결자산 해제, 재건기금 접근이 모두 이란의 합의 이행과 연계된 조건부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 중단과 국제 검증에 협력해야 단계적으로 경제 조치가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미국 고위 당국자도 FT에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핵 프로그램”이라며 제재 완화가 특정 조치 하나가 아니라 이란의 전반적인 행동 변화와 연계된다고 밝혔다.
재건기금의 운영 구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FT는 이란 에너지 산업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이 기금을 조성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협상 내용을 아는 한 관계자는 “유럽과 아시아, 한국, 일본은 물론 미국 기업도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제재가 해제될 경우 기금 규모가 상당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도 과거 중동 플랜트·건설 시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사업 기회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참여까지는 미국 제재 완화 범위와 핵합의 이행 여부, 금융거래 재개 가능성 등이 관건이다. 제재 체계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기업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전과 함께 제재 완화가 최종 결정되면 미국의 동맹국이면서 이란에도 외교적 공을 들인 정부 노력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본격적인 재건 사업 뛰어들 전망이다. 특히 전쟁으로 파괴된 각종 인프라 재건에 국내 건설업계도 참여 여지가 큰 분야다. 여기에 이란은 상당한 비중의 원유 수출국이다. 관련 에너지 사업 분야도 국내 기업들에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바이오 및 ICT(정보통신기술)와 방산 분야에서도 이란 등 전후 복구 및 재건에 참여할 여지가 많아 새로운 전후 특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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