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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최초 은퇴 투어’ 김정은의 진심 “사실 무거웠는데…이젠 처음이라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입력 : 2026-03-24 06:00:00 수정 : 2026-03-23 23: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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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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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은퇴에 계속 박수가 쏟아지길 바랍니다.”

 

‘1년 더’를 외치길 정말 잘했다. 2024~2025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시상식에서 김정은(하나은행)은 한 시즌을 더 뛰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신물이 나는 재활과 훈련을 한번 더 반복해야 했지만, 돌이켜 보니 그때의 선택은 최고의 결정이었다. 하나은행은 2위(17승9패)로 승승장구하고 있고, 김정은은 WKBL 최초의 은퇴 투어로 리그 역사에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겼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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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 3년 전쯤 한 취재진이 김정은에게 물었다. “여자농구는 여자 프로 스포츠 리그 중에 가장 오래됐는데, 왜 은퇴 투어가 없을까요?”라면서 “김정은 선수가 해서 좋은 선례가 됐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 김정은은 WKBL 최초로 은퇴 투어를 하고 있다. 그는 “그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사실 스타트를 끊는 것에 대한 무게감이 있었다. ‘내가 먼저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면서도 “선배들은 대단한 업적을 이뤘어도 은퇴가 그냥 흘러갔다. 내가 선례를 만들어야 후배들의 마지막 여정이 더 많은 박수가 따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WKBL은 1998년에 출범했다. 역사와 전통이 깊지만, 은퇴 문화는 한발 느렸다. 김정은은 “여자농구가 야구, 축구보다 인기가 적고 과거에 비해 위상이 떨어지긴 했으나, 리그에 대한 자부심은 있다. 옛날에는 미국 최고의 선수들이 와서 뛸 정도로 대단한 리그였다. 그리고 여자 프로 스포츠 중 가장 먼저 시작해 역사가 깊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여자농구 선수들의 은퇴도 존중받는 문화가 이어졌으면 한다. 이제는 최초라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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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정은에게 은퇴 투어에 대해 묻자 가장 먼저 나온 대답은 “구단들에게 정말 감사하다”였다. 그는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겠지만, 상대팀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순위 경쟁이 치열한데 신경 쓰고 마음 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드린다”고 거듭 표현했다.

 

이어 “은퇴 투어를 하면서 생전 처음 느끼는 감정이 들었다. 다른 유니폼을 입고 경쟁했지만 나와 인연이 없는 팀은 하나도 없더라. 내가 뛰었던 팀, 나랑 같이 뛰었던 동료, 국가대표에서 만났던 동료, 치열하게 맞붙었던 동료 등 다 나한테 소중한 인연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업자로서 깊은 연대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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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크고 작은 부상이 김정은을 지독하게 괴롭혔다. 칭칭 감은 테이핑이 익숙해진 것도 오래전 일이다. 하나은행 트레이너는 그를 ‘마른 수건’이라 부른다. 더 이상 짜낼 게 없을 만큼 몸을 쓰고 있다는 의미다.

 

김정은은 “농구를 한 세월만큼 재활을 신물 나도록 했다. 그래도 ‘이것도 얼마 안 남았구나’싶다. 부상에 시달리면서 10년 동안 하나도 바뀐 게 없는 루틴이다. 말 그대로 이젠 자동이라 은퇴하면 안 해도 되니 후련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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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다가오고 있으나, 그 어느 때보다 늦게 찾아올 예정이다. 하나은행이 봄 농구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 버티고 또 버텼던 이유가 드디어 현실이 된다. 마지막까지 모든 힘을 쥐어짜겠다는 각오다. 하나은행은 오는 25일 우리은행전을 시작으로 정규리그 막판 레이스에 돌입한다.

 

김정은은 “사실 휴식기가 시작되자마자 대상포진에 걸렸다. 정신력으로 뛰고 있으나 몸에는 슬슬 한계가 오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틀 몸살처럼 앓다가 지금은 회복했다. 더 몸을 바짝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라면서 “지금 당장 은퇴해도 후회는 없지만, 후배들이 챔피언결정전을 뛰는 건 꼭 보고 싶다. 기적적으로 내 몸이, 체력이 좋아져서 후배들과 함께 뛰고 싶다”고 간절하게 바랐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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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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