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하고 맥주 한잔하면서 속 깊은 얘기를 나눴죠.”
임시 지휘봉을 잡았을 때만 해도 부담이 적지 않았다. 당시 막 코치가 된 지 8개월 차.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날 정도로 압박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피할 수 없었다. 하위권으로 처진 팀을 어떻게든 살려야 했다. 하나씩 시작했다. 선수단과 맥주잔을 부딪치며 의기투합했다. 승리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선수단의 분위기도 눈빛도 달라졌다. 그렇게 극적인 미라클을 완성했다.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의 ‘봄배구’를 이끈 박철우 감독대행의 얘기다.
박 감독대행은 19일 “선수들에게 의지를 채워주기 위해 목표를 심어줬다. 선수들이 서로 잘 믿고 이겨나갔다”라면서도 “초보 감독인 내가 무언가를 해냈다고 하기에 아직 이르다. 결국 잘 따라준 선수들이 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대행은 지난해 12월30일 마우리시오 파에스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사퇴하면서 지휘봉을 잡았다. 그때만 하더라도 우리카드는 6위였다. 봄배구는 그저 희망으로 보였다.
처진 팀 분위기부터 끌어올렸다. 박 감독대행은 “경기에 졌을 때 당연히 질책을 한 적도 있다”면서도 “어떨 때는 방에 있는 선수를 불러 맥주도 한잔했다. 함께 속 깊은 얘기를 나눴다. 또 한번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쿼터 알리에 대해서도 각별히 신경 썼다. 알리의 고국인 이란은 지난해부터 반정부 시위에 이어 미국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박 감독대행은 “알리가 걱정을 많이 했다. 계속 알리의 상태를 체크했다”면서 “어린 선수이지만 책임감이 크더라. 본인 의지가 워낙 강했다”고 미소 지었다.
팀이 성장했다. 4라운드 4승2패의 반전을 써낸 우리카드는 5, 6라운드에서는 각각 5승1패를 거두면서 라운드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우리카드는 14승4패, 승률 77.8%의 놀라운 성적을 냈다. 결국 정규리그를 4위로 마무리하며 2023~2024시즌 이후 2년 만에 봄배구를 확정했다.
이제 더 큰 목표를 향해 내달린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이다. 우리카드는 오는 25일 경민대 체육관에서 정규리그 3위 KB손해보험과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준플레이오프(PO)에서 맞붙는다.
우리카드는 박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KB손해보험에 1승2패로 밀렸다. 그럼에도 승리를 기대한다. 그 1승을 경민대 체육관에서 거뒀기 때문이다. 원정에도 강하다. 우리카드는 박 감독대행 체제 출범 후 원정에서 8승 무패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박 감독대행은 “봄배구까지 왔으니까 선수들에게도 챔피언을 꿈꿀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그 부분을 진심으로 믿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현재 우리 팀은 모든 선수를 기용할 수 있을 정도로 뎁스가 좋다. 충분히 체력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꿈꿔볼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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