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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 선진국으로 간다②] 냉정한 현실… 한국에 흑자 구단은 없다

입력 : 2016-05-20 06:00:00 수정 : 2016-05-21 11: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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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스포츠는 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어느새 국민의 일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프로야구의 경우, 700만 관중 시대를 넘어 800만 관중을 넘본다. 2015년 스포츠산업 실태조사(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프로스포츠 분야 4대 종목의 매출액은 2014년 기준 1조453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구단의 씀씀이도 함께 커져왔고, 각 구단의 재정자립도는 여전히 미천한 수준이다. 흑자경영을 이룬 곳은 전무할 정도다.


◆한국 프로스포츠 구단의 수익구조…냉정한 현실


한국프로스포츠는 다소 기형적인 구조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유럽 프로축구리그처럼 시장원리에 따르는 기업구조의 문화가 아니다. 모그룹인 대기업의 지원이 없으면 운영이 불가능하다. 정치적인 목적과 함께 태동한 태생적인 문제가 30년이 넘는 한국프로스포츠사에서 여전히 넘지못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룹 홍보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과거의 가치가 2016년에도 유효한 분야가 바로 한국프로스포츠다.

프로구단의 수입은 중계권료, 입장권수입, 광고수입, 상품수입, 경기장 내 판매수입 등으로 나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계권료는 협회나 연맹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사실 프로야구를 제외하곤 각 구단별 수입으로는 미미한 수준이다. 프로야구의 경우, 구단별 50억원 가량 수입으로 책정되지만 다른 종목은 중계권료 수입이 거의 없다. 프로농구는 얼마되지 않는 중계권료 수입을 구단 배분이 아니라 각 구단 외국인 선수 급여를 비롯해 각종 공동사업비로 지출하고 있다.

결국 구단의 주수입원은 입장권 매출과 그에 따른 상품화 사업의 이윤이지만 이조차 전체 운영비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입장권 수입은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800만 관중을 조준하는 프로야구에 맞설 종목 리그가 없다. 그런 프로야구에서조차 각 구단은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또 광고수입도 한계가 있다. 모그룹의 광고로 지원받는 형태가 대부분인데, 따로 지원금까지 받는 구조에서 구단 자체적으로 광고영업할동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인구나 시장규모에 비해 포화상태라는 지적도 적지 않고 일리도 있다. 종목을 떠난다면 한국프로스포츠협회에 소속된 5개종목을 운영하는 구단이 무려 62개다. 스포츠산업 관점에서 좌석점유율이 50%를 넘으면 흥행구단으로 평가를 받는다. 이미 각 종목 인기구단은 그 수준을 상회한다.

◆적자투성이 구단…모기업만이 생명줄

한국프로스포츠 중 가장 대중적인 흥행을 거두고 있는 종목은 프로야구지만 속칭 본전도 유지하는 구단은 없다. 롯데 자이언츠의 2015년 재정을 살펴보자.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재무제표와 손익계산서를 보면 총 매출액은 367억원이다. 입장매출이 56억원, 광고매출이 200억원, 상품매출이 17억8000만원, 회원매출이 4억7000만원, 기타매출이 88억원정도다. 하지만 전년대비 영업손실이 146억원이나 늘면서 당기순손실은 159억원이 넘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매출은 약 581억원으로 전체 1위였지만 영업손실도 롯데와 마찬가지로 150억원에 달했다. 수입은 광고수입 333억원, 입장수입 68억원, 사업수입 149억원, 이적료수입 27억원, 임대수입 4억원 등이었다. 특히 광고수입으로 잡힌 계열사 지원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 삼성생명보험, 삼성화재해상보험 등 주요 계열사가 야구단에 281억원 규모의 광고비를 지불했고 삼성전자가 집행한 야구단 광고비만 83억원이었다. 선수단 운영비는 423억원, 당기순손실은 246억원이었다.

모그룹이 없는 넥센 히어로즈를 제외하고 나머지 9개 구단은 비슷하다. 그룹 광고가 수익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며, 입장권 수익도 수십억 혹은 두산(114억원)처럼 100억원대를 기록하기도 하지만 야구단 전체 운영비를 감당하기는 너무나 부족하다. 결국 800만 관중을 넘보는 프로야구 구단들도 그룹지원을 통해 100∼200억원대 적자를 보며 운영해나가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그나마 넥센 히어로즈가 적자폭이 적다. 모기업 없이 생존을 위한 수익활동을 벌이는 히어로즈의 지난해 매출액은 410억원. 운동장 수입이 53억원, 광고수입이 166억원, 기타수입이 190억원, 상품매출수입이 2000만원이었다. 선수활동비로 255억원을 지출했고, 각종 비용을 차감한 당기순손실은 23억원 정도였다.

◆홍보비로는 그 정도 쓸 수 있다?

프로축구와 프로농구, 프로배구의 입장권 수익은 더욱 열악하다. 프로축구 시민구단은 지역사회와의 상생 등 공익적인 측면에서 운영되고 있는 부분이고, 프로축구단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단도 덩치가 적어 한해 예산은 대개 60∼70억원대지만 대부분을 지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프로축구 FC서울과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를 운영하는 GS스포츠 2014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총매출액이 400억원에 달하지만 각종 비용을 차감한 당기순손실은 114억원이 넘었다. K리그 클래식의 가장 인기구단이지만 적자를 면하지 못했고, GS칼텍스는 입장권 수익이 5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남자 프로농구도 대동소이하다. 그나마 2015∼2016시즌 평균관중 4885명에 좌석점유율 79%에 달하는 가장 인기팀인 SK 나이츠가 60억원대 후반 예산에 입장 및 기타수익으로 30억원 가까이 벌어들여 적자폭을 줄였다. 구단 관계자는 “그래도 우리가 프로농구에서는 가장 적자폭이 적은 구단”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도 리그에서 흥행 1, 2위를 다투는 팀이다. 한 해 예산은 70억원대 초반 수준. 하지만 2015∼2016시즌 입장권수익은 2억8000만원, 광고수익은 4000만원 정도였다. 후원계약으로 인해 물품으로 받는 광고현물수익이 4억5000만원이다. 나머지는 모두 적자다. 삼성화재와 같은 연고와 경기장을 쓰는 여자배구단 인삼공사는 입장권 수익이 티켓대행사 수수료도 나오지 않아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

여자농구단 역시 한해 50억원 이상씩 지출하지만 수입은 거의 없다. 차라리 좋은 성적을 통해 언론노출과 홍보효과를 노리고 있다. 여자 농구계 관계자는 “60억원을 쓴다고 해도 우승을 하면 언론대외노출 효과 등을 살펴볼 때 남는 장사”라고 귀띔했다.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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