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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계 거목’ 故 전유성이 남긴 것들…후배들 배웅 속 영면

입력 : 2025-09-28 15:23:50 수정 : 2025-09-28 15: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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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코미디계 거목’ 고 전유성이 28일 영면에 들었다.

 

이날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유족과 수많은 코미디언 후배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눈물로 작별 인사를 건넸고, 고인을 향한 감사와 존경의 말들이 이어졌다.

 

◆“나의 어른”…웃음이란 유산 남긴 전유성

 

먼저 오랜 시간을 함께한 후배 최양락은 “이 땅에 개그맨이라는 호칭을 처음 만들었고 개그콘서트를 만든 분이었다”며 “따라 할 수 없는 열정으로 대한민국 최초 코미디학과를 개설하고 코미디 소극장 등을 통해 후진양성을 몸소 실천한 인정 많으신 분”이라고 추억했다.

 

추도사는 이홍렬, 김신영이 맡았다. 이홍렬은 “한국 코미디의 큰 별 전유성 선배님을 보내드린다”며 “무대 위 혁신가이자 무대 뒤 스승이셨다. 웃음이 한 사회의 공기이고 문화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 사람을 떠나보내지만, 그분이 만든 길 위에 서 있다”며 “남겨주신 웃음과 가르침은 우리의 가슴과 무대 위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기렸다.

 

고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 병실에서 나흘로 간호한 김신영은 고인을 “나의 어른”이라고 칭했다. 그는 “병원에서의 4일이 40년 인생 중에 가장 진실(된 시간)이었다. 제 코미디를 가장 먼저 인정해주신 분, 어린 제자도 존중해주시던 우리 교수님이었다. 병원에서 제게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친구, 즐거웠다’고 한 말씀이 아직 귓가에 남아있다”며 “훗날 저희가 그 길을 따라가면 꼭 마중 나와달라. 늘 즐거웠고 감사했다. 마지막으로 건네주신 주유비 10만원은 끝까지 제자들을 챙기는 그 마음으로 알고 제 평생의 보물로 간직하겠다. 사무치게 그립고 보고 싶다”고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웃음이라는 유산을 남긴 고인의 장례식장인 만큼 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후배들의 노력도 엿보였다. 고인장의위원장을 맡은 김학래는 “생전에 고인이 가장 좋아했던 건 김정렬 선배의 ‘숭구리당당’이었다”며 “천국으로도 웃으며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렬은 영정 사진을 마주하고 다리를 흔드는 퍼포먼스로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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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무대에서 올린 마지막 노제

 

영결식을 마친 운구 행렬은 개그콘서트를 녹화하던 KBS 공개홀로 향했다. 고인은 생전 대학로 등 무대에서 활동하던 재능있는 후배들을 방송국 무대에 세우기 위해 공개 코미디라는 포맷을 찬안한 선구자다. 박준형의 사회로 진행된 노제에서 고인의 영정은 상징적으로 무대 중앙에 모셔졌다.

 

박준형은 “지금 이 자리가 선배님의 마지막 무대이자 개그콘서트의 시작점이다. 우리가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신 분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며 “선배님은 엄숙한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웃음으로 보낼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고마움의 박수를 보내드리자”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따뜻한 박수로 작별을 고했다.

 

노제에는 이홍렬, 김학래, 남희석, 이봉원, 김수용, 팽현숙, 송준근, 정종철, 이영자 등 약 100여명의 후배 코미디언들이 참여해 고인의 마지막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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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미디사에 남긴 발자취

 

전유성은 1969년 TBC 방송작가로 방송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반세기 넘게 한국 코미디 발전에 헌신했다. 유머1번지, 쇼 비디오자키, 개그콘서트 등의 무대에 직접 서며 코미디 부흥의 중심에 섰다. 무대와 방송을 넘나들며 다양한 형식의 개그를 시도했던 고인은 2007년 방송 활동에서 물러난 뒤에도 경북 청도로 내려가 코미디철가방극장을 열어 지역 주민들과 함께 4400여회에 달하는 공연을 이어갔다.

 

고인은 지난 25일 전북대병원에서 폐기흉 악화로 76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최근 건강 악화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장지는 그가 생전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전북 남원 인월면이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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