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가지고 준비하겠습니다.”
베테랑 투수 정우람(한화)이 새 도전에 나선다. 플레잉 코치로 내년 시즌을 맞는다. 정우람은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팀 내 동료, 후배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한화는 지도자로서의 자질 또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시즌 막바지부터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람은 “내년 시즌 팀의 방향성을 고려했을 때 냉정하게 나는 우선순위에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구단에서 플레잉 코치직을 제안해주셔서 심사숙고 끝에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우람은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쓴 자원이다. 2004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1순위)로 SK(SSG 전신) 지명을 받고 프로에 뛰어들었다. 꾸준한 발걸음을 자랑했다. 투수 중 최초로 10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15일 대전 롯데전에선 1003번째 경기에 나서며 아시아 단일리그 투수 최다 출장 기록을 수립했다. 통산 1004경기에서 977⅓이닝을 소화하며 197세이브 145홀드 등을 작성했다. 철저한 자기관리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아졌다. 선수로서 몸을 만드는 것은 기본, 코칭스태프로서의 연구도 해야 한다. 정우람은 우선 내년 시즌 잔류군 투수파트 코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구단의 부름을 받으면 선수로 합류할 수 있다. 정우람은 “일단 선수들을 파악해야 할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1군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하는 후배들이 있다. 그동안은 나에게 온전히 초점을 맞춰 준비했다면, 이제는 선수들에게 다가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플레잉 코치지만, 선수로서의 열정은 여전하다. 정우람은 “플레잉 코치는 말 그대로 코치와 선수의 겸직”이라면서 “플레잉 코치라고 하지만 아직까진 팬 여러분을 1군 마운드에서 뵙고 싶은 마음이 크다. 단 한 번이라도 꼭 1군에서 뵐 수 있도록 긴장감을 가지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팬 여러분들께서 변함없이 사랑해주시고 성원해주셨다. 보답하는 마음으로 플레잉 코치에 임할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 후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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