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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디.피.2’ 손석구 관찰기

입력 : 2023-08-29 15:53:47 수정 : 2023-08-30 11: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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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피.(D.P.)’ 시즌1의 빌런으로 불리던 임지섭 대위가 바뀌었다. “뭐라도 바꾸려면 뭐라도 해야지”라는 외침을 남기고 스스로 세상을 떠난 조석봉(조현철) 일병의 메아리처럼. 시즌2에서 임지섭 대위는 박범구(김성균) 중사와 함께 군대가 은폐한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디.피.2 군무 이탈 체포조(D.P.) 안준호(정해인)와 한호열(구교환)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군대의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물. 공개 4주차에도 한국 시청 순위 5위에 이름을 알리며 일명 ‘디.피. 팬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손석구는 극 중 시즌1 후반 헌병 대장에게 항명했던 임지섭의 각성과 원래대로 돌아오려는 관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캐릭터를 폭넓게 소화해 냈다.

 

 손석구는 “한준희 감독님에게 연락했다. 정말 거창하지만 ‘위대한 일을 해내신 거 같다’라고 시청 소감을 보냈다”라고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내비쳤다.

 

 그는 “120회차 정도 촬영을 하신 거 같다. 촬영 회차가 많을 때는 A팀, B팀 나눠서 촬영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로지 한 명의 연출로 12개 에피소드를 만드셨다. 감독님이 고생하시고 고민하신 게 곳곳에 보이더라. 그래서 보자마자 감독님에게 저 말을 건넸다”라고 덧붙인다.

 

 103사단 헌병대 임 대위는 이번 시즌에서 큰 변화를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군의 명령을 우선하던 그는 시즌2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조석봉 일병 사건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캐릭터다. 

 

 그는 “변화의 계기를 보여주는 것이 준호, 호열의 역할이라 봤다”며 “시즌1 이후 상황이 변하고 각 인물의 사고가 확장 혹은 편협해지기도 한다. 임지섭은 준호와 호열이 일으킨 변화의 결괏값이라 봤다”고 역할을 분석했다. 

 

 이어 “‘이런 사람도 이렇게 변할 수 있구나’를 보여주는 것이 이번 작품에서 제 임무이지 않을까. 아름다운 청년들로 인해서 한 인물이 이렇게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며 “장교가 모범을 보여 병사가 바뀌는 게 아니라 그 반대의 모습을 보여준 예다. 사회에 던질 수 있는 ‘건강한 모범’인 것 같다 특히 좋았다”라고 설명한다. 

 

 시즌1 이후 2년 만에 시즌2가 공개됐다. 다시 촬영장에서 뭉친 배우들. 손석구는 한 번도 불편한 게 없었던 촬영장이라며 미소를 띤다. 그는 “가장 많이 함께 촬영했던 사람은 역시 김성균 배우다. 저는 형이 정말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자라 너무 좋았다”며 “친해져서 촬영 중간중간 서로 할 말도 많았다. 제가 형의 아이들도 알게 됐고, 요즘 무슨 고민하는지도 알게 됐다.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이 있다. 덕분에 시즌2도 즐겁게 촬영했다”란다.

 

 그는 “아무리 무거운 작품이라도 배우들이 소소한 담소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형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이더라. 개그감도 정말 좋다”며 “성균이 형, 법무장교 중령 서은 역의 김지현 배우와 셋이 점심을 먹다가, 어떤 배우분이 연기를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또 잘하신다는 이야기 나왔다. 그래서 지현 씨가 ‘연기 연습 그만하라고. 올림픽 나가서 금메달 딸 거야?’라는 말을 그분한테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연기로 금메달을 딴다는 생각이 너무 재밌더라. 그래서 저희 셋이 촬영할 때, 모니터링을 하다가 ‘어우, 금메달인데?’라는 이야기를 가끔 했다. 내부적으로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딴 사람이 성균이 형이다”라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는 “12부에 던지는 질문을 위해 1부부터 이야기를 쌓아간다. 시즌1과 2가 나뉘어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1부부터 12부까지 한 번에 보시는 걸 추천드린다”면서 관람 꿀팁을 전했다. 

 

 손석구는 “개인적으로 작품이 끝났을 때 그 안에 있는 캐릭터들이 실제로 어딘가에 사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 여운이 많이 남는데, 디 피.가 그랬다. 댓글에서도 ‘안준호가 어디에선가 살아가면서 저렇게 생활할 것 같다’는 글을 봤는데 많이 와 닿더라. 안준호에게 풀어야 할 숙제가 많고, 부대 생활에 대한 숙제가 많은 채로 끝이 나는 이번 엔딩이 굉장히 좋았고 마음에 들었다”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최근 영화계에서 주연 배우의 1대1 인터뷰는 1년에 세 손가락 안에 꼽는다. 10여 년 동안 업계가 많이도 변했다. 인터뷰는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알리는 시간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줌 인터뷰 이후 이를 단 세 시간만 빼는, 그나마도 45분이라는 시간을 정해놓는 배짱만 가득한 배우와 쩔쩔 매는 엔터들도 스멀스멀 생겨났다. 아침엔 자고 일어나서 컨디션이 안 좋으니, 저녁에 차가 막혀서 오후 5시엔 일어나야 한단다. 전세값에 육박하는 수 억원의 출연료는 받지만 겹치는 질문엔 답변하기 싫단다. 덕분에 여럿의 질문이 터져나오는, 이게 기자회견인지 인터뷰인지 모를 요즘이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그날 가장 인상 깊은 배우의 짧은 한 장면을 덧붙여본다. 팬들에게 한끗 다른 내용을 뭐라도 전달해야 한다는 강박이다. 물론 ‘관찰기’ 속 배우들은 장점만 말해도 시간이 모자란 이들임을 미리 밝힌다. 

 

▲트레이닝복에 캡모자. 캐주얼한 차림으로 편안하게 인터뷰에 임한 손석구다. 촬영 당시를 묻는 질문엔 ‘어…’라며 기억을 더듬는 시간을 가질지언정 대충 대답하는 경우는 없다. 

 

인터뷰는 손석구가 9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연극 ‘나무 위의 군대’ 마지막 공연을 앞둔 주였다. ‘요즘 뭐하고 지냈느냐’는 질문에 그는 “연극을 하고 있는데 이제 일주일 남았다. 연극 하면서 지인들이 많이 오시니까, 끝나고 맥주 한 잔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두 달째 채우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답을 내놓는다. 

 

▲소탈하고 진솔하다. 함께 촬영한 남자 배우들이 손석구를 입모아 칭찬하는 이유가 있었다. CF와 매체에 비쳐지는 그의 스타성보다 담백한 모습이 더 매력적이다.

 

손석구는 “대중이 보는 저의 모습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지만, 분명 실제의 저와 갭이 분명 클 거다“라며 “영화 ‘노팅힐’을 봐도 그렇지만, 연예인도 알고보면 똑같다. 저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40대 남자다. 지극히 현실적인 그런 사람이다. 대중분들에게 제 캐릭터 말고 실제 제 모습을 보여줄 때는 최대한 편할 때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갭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갭이 커질수록 나도 힘드니까”라며 웃는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 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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