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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 개봉’ 와이드너,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었다

입력 : 2023-05-30 21:28:19 수정 : 2023-05-31 09: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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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테일러 와이드너가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오랜 기다림의 설움이 깨끗이 씻겨나갔다.

 

프로야구 NC의 두 번째 외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29)가 인상 깊은 데뷔전을 치렀다.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팀 간 4차전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그는 6이닝 무실점 호투와 함께 팀의 5-0 쾌승을 견인했다. 그 덕에 NC는 23승(22패)을 챙기면서 두산을 끌어내리고 리그 4위 자리도 뺏었다.

 

와이드너는 올 시즌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늦은 시점인 지난 1월에서야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빠르면 11월, 늦어도 12월에 계약을 마치는 일반적인 경우와 사뭇 달랐다.

 

그 때문이었을까. 불시에 찾아온 부상으로 데뷔전마저 가장 늦춰졌다. 지난 3월28일 KT와의 시범경기 등판을 앞두고 러닝 훈련을 하다가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최종 허리디스크 신경증 진단을 받아 전열에서 이탈했고, NC의 하염없는 기다림이 시작됐다.

 

재활에 힘쓰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다. 복귀 시계를 돌리며 퓨처스 2경기 등판까지 마친 그는 마침내 이날 NC 홈 팬들 앞에 정체를 드러냈다. 28일 한화전이 당초 계획이었지만 내리는 비로 인해 또 이틀이 밀린 뒤에야 NC파크 마운드에 오른 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연 개봉된 와이드너의 데뷔전은 좋은 의미로 충격적이었다. 6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몸에 맞는 공 1개, 9탈삼진을 찍으며 무실점 피칭을 수놓았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그에게 타선도 5점의 넉넉한 점수를 내줬다. 그렇게 손쉽게 데뷔승에 도달했다. 

 

총 투구수는 98개였다. 스트라이크는 66개에 달할 정도의 완벽한 제구력을 뽐냈다. 최고구속 시속 151㎞를 찍은 패스트볼의 구위가 대단했다. 삼진 9개 중 패스트볼을 결정구로 쓴 경우가 6번에 달했다.

 

여기에 매력적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효과적으로 통했다. 모든 장점들이 한데 어우러진 와이드너는 지난 퓨처스 2경기서 총 9이닝 동안 9탈삼진을 만들었을 때보다 더 향상된 삼진 생산 능력을 자랑하며 데뷔전을 성공리에 마쳤다.

 

NC 팬들의 입이 귀에 걸렸다. 이미 에릭 페디라는 리그 MVP급 1선발 외인을 보유한 가운데 와이드너까지 그에 비견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를 구성하게 된다. 여기에 구창모라는 ‘토종 에이스’까지 더해진다면 NC 선발진은 어디 내놔도 밀리지 않는 수준이 된다. 중위권을 맴도는 NC가 완성돼가는 선발진과 함께 본격적인 기지개를 켤 준비를 마쳤다.

 

창원=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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