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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 정태춘·박은옥, 시대 초월한 ‘명곡 퍼레이드’… 감동 백배

입력 : 2019-03-31 17:33:17 수정 : 2019-03-31 17: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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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노래는 시대마다 내 이야기를 표현한 내 인생의 전부"

 

지난 30일 오후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는 ‘삶을 노래한 시대의 동반자’ 정태춘 박은옥 부부편이 방송됐다.

 

이날 전설 정태춘은 기타 연주를 하며 '북한강에서'로 프로그램의 문을 열었고, 오랫동안 기다려온 전설과의 반가운 만남이 시작됐다. 20여 년만의 TV방송 출연이었던 정태춘은 "외국에 온 것 같다"는 말로 긴장을 표현했고, 박은옥은 "방송국에 오니 굉장히 친숙한 느낌이 든다"며 후배들의 경연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방송에 참여한 후배 가수들은 정태춘 박은옥의 서정성이 담긴 대표곡들은 물론 시대의 모순과 저항을 담은 노래를 선곡하여 감동을 선사하였다.

 

자전거 탄 풍경의 음악스타일로 편곡된 '시인의 마을', 담백함으로 승부수를 던진 장범준의 '촛불', 시대에 대한 위로와 헌사였던 알리의 '92년 장마, 종로에서', 뮤지컬의 격정적 감성으로 탄생한 임태경의 '떠나가는 배, 듀엣곡을 감성 풍부한 솔로곡으로 재해석한 서제이의 '사랑하는 이에게', 몽니의 힘있는 보컬과 밴드 사운드로 새롭게 탄생한 '회상', 마지막으로 절제된 여백미로 완성된 송소희의 '봉숭아'까지, 후배 가수들의 새로운 해석과 절창에 정태춘 박은옥은 큰 박수를 보냈다.

 

방송에서 정태춘과 박은옥은 후배 가수들의 공연 중 미소를 머금고 지긋이 바라보며 노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태춘은 알리의 ‘92년 장마, 종로에서’ 송소희의 '봉숭아' 등 몇몇 무대 때는 눈을 감고 노래를 감상했다. 박은옥은 “40년 동안 우리 노래는 정태춘 씨가 글을 쓰고 곡을 붙인 후 우리 두 사람밖에 부르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부르는 것을 듣는 것은 처음이다. 내가 이렇게 행복한데 정태춘 씨는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노래와 얽힌 추억담이 공개돼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이날 박은옥은 크게 히트한 정태춘의 서정적인 발라드 ‘촛불’이 “정태춘 본인의 실연에 관한 노래”라고 공개했다. 그러자 정태춘은 웃음만 지으며 말을 하지 못하고 쑥스러워했다. 박은옥은 “실연의 느낌이 노래에 잘 들어있어서 듣는 이들이 본인의 이야기처럼 사랑해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80년대 연인들의 러브송이었던 '사랑하는 이에게'가 만들어진 배경으로 정태춘은 박은옥의 "뛰어난 가창력과 기타 연주에 마을을 빼앗겼다"고 고백했고, 박은옥은 당시 이 노래를 작사할 때 "누군가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랫말"을 썼다고 밝혔다.

 

이날 '불후의 명곡'은 정태춘 박은옥의 음악뿐만 아니라 시대와 호흡해 온 음악인의 모습을 조명하는 자리였다. '92년 장마, 종로에서'를 부른 가수 알리는 "가요계에서 노래하는 한사람으로서 가요계 역사에 굉장히 중요한 획을 그은 노래이다. 가요 사전심의제도를 철폐하게 된 첫번째 사례를 만들어주신 곡이다"라며 곡에 대한 헌사를 표현했다. 이에 정태춘은 "90년도에 '아 대한민국' 앨범이 공연윤리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이제 심의제도와의 싸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심의를 거부하고 앨범을 불법으로 발매했다. 6년이 걸려서 96년도에 사전심의제도가 없어지게 되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 '불후의 명곡'은 "전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오늘날 음악의 자유"라는 말로 정태춘 박은옥의 걸어온 길을 평가했다.

 

현재 정태춘 박은옥은 데뷔 40주년 기념 사업 ‘정태춘 박은옥 40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 일환인 전국 투어 '날자, 오리배'가 매진을 이어가 제주(4월 13,14일)와 서울(4월30일~5월7일)에서 추가 연장공연이 마련됐다.

 

‘정태춘 박은옥 40 프로젝트’는 정태춘 박은옥 활동 40년의 음악사적, 사회적 의미를 조망한다.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콘서트, 앨범, 출판, 전시, 학술, 아카이브, 트리뷰트 프로그램 등이 전국에 걸쳐 진행된다.

 

‘정태춘 박은옥 40 프로젝트’는 지난 1월 31일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통해 구체화됐다. 음악, 미술, 영화, 사진, 문학, 언론, 학계 등 타 장르의 문화 예술계 인사들이 동시에 참여한다.

 

정태춘은 20세기 후반 한국 사회의 모순과 저항을 온몸으로 담아낸 실천적 예술가. 새로운 세기 들어 인간 소외로의 문명 전환이 심화되는데 대한 비관성에 주목하고 질타하는 성찰의 예술가이다. 박은옥은 정태춘의 노래들을 탁월하게 소화해 내고, 함께 활동해온 보컬리스트다.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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