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권영준의 B다이어리] 이용규, 팀엔 찬물 끼얹고 후배 기회마저 뺏었다

입력 : 2019-03-16 13:02:50 수정 : 2019-03-20 10:12:50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트레이드를 요구할 것이었다면, 스프링캠프부터 참여하지 않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후배들의 기회마저 뺏었다.

 

15일 저녁, 프로야구 한화가 발칵 뒤집혔다. 주전 외야수 이용규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 한화 구단 관계자는 “15일 SK와의 시범 경기가 끝난 후 이용규 선수가 프런트와의 면담을 요청했고, 그 자리에서 트레이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용규 선수가 앞서 지난 11일 한용덕 감독님과 개인 면담을 했다”고 추가 설명했다.

 

한용덕 감독은 올 시즌 타순을 구성하면서 ‘강한 2번’에 대한 고민이 컸다. 이에 스프링캠프 내내 방법을 모색했고, ‘한 방’이 있는 송광민 또는 신인 노시환을 배치할 계획이었다. 주전 3루수 향방에 따라 2번 타자도 결정한다.

 

‘강한 2번’에 대한 이론을 처음 제시한 세이버 매트릭션 톰 탱고에 따르면 ‘강한 2번’에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출루율이 높은 9번 타자도 필요하다고 했다. 한용덕 감독도 구상 끝에 선구안이 좋고, 안타생산 능력이 뛰어난 이용규를 낙점했다. 또한 상대 투수를 압박하기 위해 정근우를 1번에 배치했고, 수비에서도 중견수로 전향을 시도했다.

 

한용덕 감독은 “머리가 복잡했는데, 스프링캠프 훈련을 하면서 맑아졌다”며 “뎁스가 깊어진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한용덕 감독의 구상을 잘 맞아떨어졌다. 시범 경기 돌입 후 3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좋은 분위기를 탈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에 살얼음이 퍼졌다. 이용규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선수를 통해 정확한 이유를 듣고자 한다. 억측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결과론적이다. 이번 트레이드가 팀을 위한 선택이었다면, 시기적으로 더 신중해야 했다. 현재처럼 언론을 통해 만천하에 공개돼서는 안 될 문제였다. 이용규는 트레이드 요청이 불가능하면 방출, 또는 2군에 머물겠다고 했다. 이는 더는 한화 선수로 남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이다. 특히 정확한 이유도 남기지 않은 채 시범 경기 도중 트레이드를 요청하면서(물론 감독과 면담은 시범 경기 시작 직전에 했지만), 타 구단에서 개인적으로 접촉한 것은 아닌지 괜한 오해까지 불러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9번을 거부한 모양새’밖에 안된다. 자유계약(FA) 건으로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FA를 신청한 것은 개인의 선택이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모두가 FA 시장을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시장으로 나간 것은 본인이었고, 냉혹한 현실을 애써 외면한 것도 본인이었다.

 

경쟁에 부담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주위에서 바라보는 시선에 불편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싫어서 이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면, 결국 경쟁의식과 프로 정신이 부족한 선수라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용규가 한화와 함께 할 수 없었다면, 애초에 계약하지 말아야 했다. 그리고 스프링캠프에도 참여하지 않았어야 한다. 본인에게 필요한 훈련을 모두 다 진행한 뒤 팀을 떠나겠다는 것은 명백하게 이기주의이다. 본인이 차지한 한 자리 때문에 후배 외야수 누군가는 스프링캠프에 참여할 기회를 잃었다.

 

이용규는 2군에 머물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때문에 더는 한화와 함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용규 본인은 억울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팀에 악영향을 미쳤다. 한용덕 감독이 스프링캠프 내내 고심하며 만들어낸 구상도 개막을 코앞에 두고 모두 부서졌다. 돌아선 팬심을 다시 돌리기엔 불가능해 보인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