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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묘한 공포감 선사하는 한국 현대잔혹사 '손님'

입력 : 2015-07-06 10:36:21 수정 : 2015-07-06 1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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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한준호 기자] 묘한 공포감이 엄습한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던 한국전쟁을 이런 식으로 추억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손님’(김광태 감독, 유비유필름·(주)웃는얼굴 제작)은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6.25 전쟁 휴전협정이 체결된 지 얼마 안된 시점이 이 영화의 배경이다. 우룡(류승룡)과 영남(구승현) 부자는 영남의 폐병을 치료하기 위해 서울로 가는 길이다. 버려진 벙커 안에서 하룻밤을 보낸 우룡은 갑작스레 풀로 위장된 울타리가 열리면서 생겨난 길을 발견하고 영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길로 들어선다. 우룡은 불구가 된 한 쪽 다리로 힘겹게 서울로 향하던 길이었고 영남 역시 계속되는 기침 때문에 잠시 쉬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길로 들어서자 어느 순간 마을이 드러난다. 지도에 없는 마을이었던 것. 마을 주민들은 우룡-영남 부자를 대놓고 경계한다. 마을의 촌장(이성민)이 이 모든 사람들을 통제하는 가운데 일단, 촌장을 통해 우룡은 마을에서 며칠만 쉬어가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이 마을이 어느 순간부터 생겨난 쥐 떼로 골치를 썩히고 있는 모습이 우룡의 눈에 들어온다. 태어난 아이들은 귓볼을 쥐에게 갉아먹혔고 심지어 이들 쥐는 고양이까지 잡아먹을 정도. 피리 소리로 ‘귓떼기 달린 짐승들’을 움직일 수 있는 우룡이 쥐를 없애주겠다고 하자 마을 사람들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 때 촌장은 우룡에게 쥐를 없애주면 소 한 마리 값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6.25가 남긴 상처가 이 마을 곳곳에 남아있고 영화는 ‘손 들어오는 날’로 유명한 한국 전통의 신앙에 동화로 유명한 독일의 민담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결합시켜 기괴한 호러 판타지로 탄생했다. 다만, 긴장의 끈이 결말에 이르러서는 다소 허무하게 툭 끊겨버리는 감이 없지 않다. 9일 개봉.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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