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프로축구단 후원 글쎄…”
우선 재원조달과 관련한 기업의 후원 문제다. 김 지사는 기초자치단체와 은행, 지역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만들어 창단비용 132억원 중 80억원 이상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당연히 지역기업이 컨소시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역기업의 후원은 강원도 측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특히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하이원리조트(구 강원랜드·이하 하이원)와 동부그룹이 얼마나 성의를 보일 지 의문이다. 하이원은 이미 “매년 엄청난 운영비가 필요한 만큼 기업과 도민들이 다함께 참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난색을 표시했고, 프로농구단의 성공으로 고무됐지만 동부그룹이 스포츠 참여에 대해 원칙적으로 신중한 자세인 것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다. 강원도가 ‘지역기업’에 맹목적 후원을 기대하기보다는 강원FC의 가치를 아는 기업을 발빠르게 찾아다녀야 한다는 말이다.
▲‘도지사 구단’ 되면 안 된다
광역자치단체 ‘강원도’가 기초자치단체인 춘천시와 강릉시 원주시 등에 충분한 이해를 구하는 일도 필요하다. 김 지사가 창단을 발표할 때 ‘강원축구의 구도’라는 강릉시에선 “금시초문”이라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강릉시에 제대로 된 설명과 협조를 구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관계를 지속할 경우, 강원FC는 강원도를 구성하는 기초자치단체와 시민들에게 외면받은 채 ‘도지사의 구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도지사가 구단주인 경남FC가 창원시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탓에 내셔널리그 창원시청이나 K3 창원FC보다 창원종합운동장 사용에서 홀대받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축구단이 유랑극단인가?
아울러 여러 도시를 순회하기보단 한 곳을 주경기장으로 정하고 한 시즌의 75% 이상을 그 곳에서 소화하라는 당부를 하고 싶다. 강원도 곳곳을 찾아가며 도민 전체에게 사랑받겠다는 취지는 이해되지만, 축구단은 ‘유랑극단’이 아니다. 여기 저기를 옮겨다니며 홈 경기를 하면 축구를 하는 주체인 선수들이 피곤해 한다. 홈 이점도 없으니 성적도 잘 나올 리 없다. 자연스럽게 어떤 선수도 가기 싫어하는 ‘기피 구단’이 된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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