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슈퍼마켓 냉장설비 온도 급등
中 국가 연계 조직 AI 악용 활동 감지
로봇청소기·서빙로봇 등 점검 대상
EU, 사고 인지땐 조기 경보 의무화
日, 인공지능 활용 조직 신설 추진
전문가 “사전예방 중심 방어체계 구축
사이버 보안에 투자·지원 계속해야”
사이버 공격이 의료기기 생산과 식품 유통 등 산업 현장 곳곳으로 확산하면서 실물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해킹과 인터넷 연결 기기의 보안 위협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도 방어체계 강화와 공급망 관리에 나서고 있다.
미국 의료기기업체 스트라이커는 지난 3월 사이버 공격으로 주문 처리와 제품 생산, 출하에 차질을 빚었다. 사내 전산망 장애가 전 세계 사업 운영에 영향을 미치면서 일부 환자의 수술 일정까지 연기됐다. 다만 회사 측은 “의료기기 자체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0월 슈퍼마켓 냉장·냉동설비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발생했다. 수백 개 매장의 냉장설비가 영향을 받았다. 일부 매장에서는 온도 설정이 조작돼 식품을 폐기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공격 대상에는 단포스와 코플랜드, 딕셀 등의 냉장설비 제어 시스템이 포함됐다.
AI도 사이버 위협을 키우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21일 중국 국가 연계 해킹 조직이 AI 기반 침투시험 도구 ‘아르텍스(ARTEX)’를 활용해 전 세계 수백 개 조직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 커넥트와이즈의 클라우드 백업 서비스가 침해되는 등 공급망을 통한 공격 위험도 확인됐다.
보안 관리 대상은 자동차와 로봇 등 연결형 기기로도 확대되고 있다. 주일미군 가데나 공군기지는 지난달 26일부터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 차량의 기지 출입을 금지했다.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 등을 통한 군사시설 정보 유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로봇청소기와 서빙로봇 등 인터넷 연결 기기도 보안 점검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들 기기는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실내 공간과 이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외부 서버와 통신할 수 있다. 제조국과 관계없이 정보 수집·전송 방식과 원격접속 권한 등을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국 정부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9월부터 사이버복원력법에 따라 제조사가 실제 악용 중인 취약점이나 심각한 보안 사고를 인지하면 24시간 이내 조기 경보, 72시간 이내 사고 통보를 하도록 의무화했다. 일본 정부는 고성능 AI를 활용해 사이버 공격을 모의하고 시스템 취약점을 사전에 찾아내는 전문 조직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를 활용한 공격이 고도화하는 만큼 방어체계 역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 내부망과 외부 연결 기기에 대한 접근권한 관리, 보안 취약점 점검과 함께 제조사의 보안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보안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유럽, 미국 등 정도에 차이만 있을뿐 모두 보안 문제가 심각하다”며 “빅테크 기업들이 많은 미국조차 이러한 해킹 위협에 안전할 수 없다. 사이버 보안은 앞으로 많은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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