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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광장] 실수보다 더 큰 문제는 반복

입력 : 2026-11-03 19:07:17 수정 : 2026-11-03 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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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L 제공
사진=KBL 제공

 “늑대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이 말만 들어도 신뢰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이솝 우화 ‘양치기 소년’이 전하는 교훈을 꼬마 시절부터 귀에 닳도록 듣는다. 그런데 주변을 살펴보면 여전히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들이 많다. 알면서도 바로잡기 힘든 것이 바로 신뢰다. 한 번 잃은 신뢰는 쉽게 되찾을 수 없다. 프로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공정성이 흔들리면 리그를 향한 믿음은 무너진다. 

 

  겨울 스포츠의 계절이다. 남자프로농구(KBL)가 열기를 달구고 있다. 하지만 어김없이 경기 운영 오류가 나왔다. 지난달 26일 소노와 LG의 맞대결이었다. 숨 막히는 접전, 경기 종료 6초전 소노가 작전타임을 신청했다. 이후 양 팀은 선수 교체(LG 윤원상→장민국·소노 김진유→이재도)를 진행했다.

 

 소노가 공격을 재개하려던 찰나, LG 칼 타마요가 파울을 범했다. 드로우 인 상황에서 다른 선수에 의해 볼이 터치되기 전까지 경기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타마요의 파울은 볼 터치가 이뤄지기 전에 나왔다. 소노는 이재도를 빼고 김진유를 투입하려 했으나, 심판진은 제지했다. KBL 경기규칙 제19조 ‘선수 교체’ 조항에 따르면 ‘교체돼 나가거나 들어온 선수는 경기 시간이 진행된 후 공이 다시 데드(Dead)가 될 때까지 경기에 들어가거나 코트를 떠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다음 상황이다. 타마요의 파울에 따라 소노 조니 오브라이언트의 자유투가 이뤄졌다. 이때 LG는 윤원상의 재투입을 요청했다. 자유투 상황에서도 경기 시간은 진행되지 않는다. 즉, 윤원상은 코트에 나설 수 없다. 그런데 심판진은 교체를 허용했다. 이후 윤원상이 결승 득점을 올렸고, LG가 109-107로 승리했다. 명백한 규칙 적용 오류가 경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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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노 측은 규정 위반 사실을 파악한 뒤 재경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KBL은 규칙 적용 오류를 인정했지만, 경기규칙 제44.2.3항의 ‘실수 발생 시점과 실수 인지 지점 사이에 발생된 파울, 소요된 시간, 이외 기타 상황들은 유효하다’는 내용을 준용해 결과를 유지했다. 더불어 이의제기는 현행 규정상 경기 종료 후 20분 내에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BL은 이후 선수 교체 등 규칙 재교육, 재발 방지 회의, 관련자 징계 등 후속 조치에 나섰다. 그러나 일주일여 만에 또 다른 실수가 발생했다.

 

 지난 2일 한국가스공사와 정관장의 맞대결에선 작전시간 요청에 대한 착오로 버저가 잘못된 시점에 두 차례나 울렸다. 앞선 소노-LG전과 오류의 성격은 다르지만, 경기 운영의 허술함을 드러냈다는 점은 같다.

사진=KBL 제공
사진=KBL 제공

 실수가 거듭되면 리그는 신뢰를 잃는다. 심판진과 경기감독관, 경기원의 정확한 규칙 숙지는 기본이다. 서로의 판단을 점검하는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 더불어 KBL의 실수로 구단이 피해를 입었을 때,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고민해야 한다. 이의제기 기한, 방식 등의 예외 적용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징계 공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로야구와 배구엔 심판 징계 내용을 공개한 사례가 있다. KBL 역시 중대한 경기 운영 실책에 대해서는 징계 사실과 수위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 팬은 “징계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니 제대로 된 징계가 이뤄졌는지조차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물론 KBL은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구성원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더불어 구단의 규칙 및 경기 운영 개선 요청을 취합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시즌 종료 후 운영 전반을 점검하는 과정에서도 이번 사안을 살펴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로스포츠의 근간은 신뢰다. 선수들은 규칙 안에서 승리를 위해 온 힘을 쏟고, 팬들은 공정한 승부를 믿고 응원한다. 그 믿음을 지켜야 할 책임은 KBL에 있다. 중요한 건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바로잡는 일이다. 소노의 억울함과 불필요하게 주목받은 LG 윤원상의 난처함을 잊어선 안된다. 양치기 소년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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