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물러나지만, 선수가 잃어버린 기회는 돌아오지 않는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계체 실격 사태 등으로 정성숙 유도대표팀 총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 정수진(용인대)의 생애 첫 AG 무대가 왜, 어떻게 사라졌는지 짚어봐야 한다. 끝이 아니다. 분명한 책임 소재 규명은 물론, 같은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14일 “사안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감독님이 내부적으로 세계선수권에서 돌아온 후 사임 의사를 밝히겠다고 했다. 전날 귀국길에서 대외적으로 처음 이야기한 것”이라며 “사임서를 제출해야 공식적으로 사퇴하는 절차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발단은 아이치·나고야 AG였다. 여자 48㎏급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정수진은 경기 전날 공식 계체를 통과했다. 하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경기 당일 무작위 계체에서 허용 체중을 초과했기 때문. 정수진의 주장에 따르면 감독과 코치로부터 무작위 계체 대상이 아니라고 거듭 확인한 뒤 식사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뒤늦게 대상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구토하고 머리카락까지 자르며 체중을 줄이려 했지만 끝내 초과했다. 결국 생애 첫 AG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대표팀은 AG 직후 곧장 세계선수권에 나섰다. 유도회는 대표팀 귀국 후 진상을 파악하고 조치할 계획이었다. 세계선수권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정 감독은 선수 4명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환승하던 중 비행기를 놓쳤다. 약 9시간 대기 후 대체 항공편으로 이동했다. 이에 정 감독은 지난 13일 귀국길에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총감독의 사퇴로 모든 문제가 마무리되는 건 아니다. 정수진의 출전 기회는 이미 사라졌다. 세계선수권대회 이동 중 선수들이 겪은 불편도 없던 일이 되진 않는다. 두 사건의 경위부터 책임 소재까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이제 공은 대한유도회로 넘어갔다. 오는 16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일련의 사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 감독을 비롯한 지도자들의 계약도 검토한다. 단순히 책임을 가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선수단 관리 전반에 걸쳐 실효성 있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관계자는 “원칙대로, 조속히 처리하겠다. AG 이후 세계선수권대회가 이어져 늦어졌고 전국체전이 예정돼 있다. 빠른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16일 제주도에서 경향위를 열기로 했다. 숨김없이 처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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