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초면 충분했다.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뒤흔들었다.
이강인은 14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끝난 2026~202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2차전 맨유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61분을 소화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상대 골문을 열어젖히는 결정적인 침투 패스를 선보이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2-0 승리에 기여했다. AT마드리드는 올 시즌 UCL 첫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10일 리버풀(잉글랜드)과의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1-2로 패했던 아쉬움까지 털었다.
4-4-2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투톱의 한 축을 맡았다. 이강인은 경기 시작과 함께 번뜩이는 패스를 선보였다. 41초면 충분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받은 뒤 알렉스 바에나에게 절묘한 로빙 패스를 건넸다. 바에나의 패스를 받은 파블로 바리오스가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시작 1분도 지나지 않아 만들어낸 선제골이었다. 이강인에서 시작된 공격에 맨유 수비진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이강인의 순간적인 판단 능력, 시야, 패스 등 강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패스 성공률 91%(32/35), 리커버리 1회 등 경기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아 높은 평점을 받진 못했다. 통계 업체 ‘풋몹’으로부터 평점 6.7을 받았다.
그라운드 밖 소란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강인은 최근 한국 축구대표팀을 중심으로 불거진 손흥민 왕따 배후설, 96라인 은퇴 소동 등으로 인한 악성 루머와 인신공격을 당했다. 지난 13일 소속사 더블랙레이블이 입장문을 내고 공식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어수선한 상황에도 그라운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킬러 패스엔 특별한 인연이 담겨 있다. 이강인과 알렉스 바에나의 인연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은 스페인 발렌시아 연령별 지역대표로 합을 맞춘 바 있다. 지난 7월 PSG를 떠나 AT마드리드로 이적한 이강인은 제2의 고향 스페인에서 바에나와 재회했다. 공교롭게도 이적 후 첫 어시스트의 주인공도 바에나였다.
꿈꾸던 유럽 최고의 무대서도 둘의 호흡은 빛났다. 바에나는 이날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어시스트를 적립했고 경기 최우수선수(POTM)로 선정됐다. 이강인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이강인은 나를 정확하게 발견했다”면서 “우리는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그런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앞으로의 호흡이 더 기대된다. 바에나는 “나는 이강인을 잘 알고 있고, 그가 어떤 패스를 할 수 있는지도 잘 안다”며 “솔직히 말해 경기 시작 1분 만에 그런 골이 나오면 정말 많은 것이 달라진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