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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검사로 디스크 발견해도 모든 통증 설명할 수는 없어

입력 : 2026-10-09 09:28:44 수정 : 2026-10-09 09: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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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환자 중 MRI에서 확인되는 병변의 정도와 통증 강도가 서로 일치하지 않기도 한다. 영상에서는 디스크 돌출이나 협착이 심하지 않은데 수개월 동안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상당한 퇴행성 변화가 있어도 큰 불편 없이 생활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차이를 두고 환자가 통증에 예민한 경우, 심리적으로 약한 경우 등으로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실제 척추질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통증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수면장애, 활동 회피 같은 심리·행동적 요인이 겹치면서 통증의 회복을 늦추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게 이른바 ‘공포-회피(fear-avoidance)’의 악순환이다. 통증을 경험한 뒤 다시 아플 것을 지나치게 두려워하면 움직임을 피하게 되고 활동량 감소로 근력 및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서 더 작은 자극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통증이 발생하면 다시 움직임을 두려워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만성통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척추 질환 치료 시의 접근 방법,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고도일병원 제공
척추 질환 치료 시의 접근 방법,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고도일병원 제공

물론 통증이 무조건 심리적 요인에 의해 나타난다는 것은 아니다. 처음 통증을 일으킨 디스크나 관절, 인대, 근육 등의 신체적 문제가 분명히 존재할 수 있다.

 

다만 통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신경계가 통증 자극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고 여기에 수면 부족, 불안, 스트레스, 활동 감소 등이 함께 작용하면서 처음보다 통증을 크게 느끼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따라서 만성 척추통증을 치료할 때 척추 문제인가, 심리 문제인가 둘 중 하나로 구분하려는 접근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우선 디스크 탈출이나 척추관협착증, 후관절통, 신경 압박, 인대 손상, 근육·근막 통증 등 실제 통증을 유발하는 신체적 원인을 충분히 평가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약물치료, 주사치료, 신경치료, 물리치료 등을 통해 병변을 안정시키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

 

그러나 구조적 문제가 어느 정도 안정된 이후에도 환자가 움직임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일상생활을 피한다면 치료 목표 역시 달라져야 한다. 통증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범위에서 걷기와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활동량을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면과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통증에 대한 지나친 불안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MRI 검사 결과 디스크나 협착증이 치료됐는데도 환자 스스로 자신의 허리가 계속 망가져 있다고 생각해 움직임을 피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때는 병변 자체뿐 아니라 환자가 자신의 몸과 통증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모든 만성통증을 심리적인 문제로 돌려서는 안 된다”며 “신경 압박이나 관절, 인대, 근육·근막 등 실제 신체적 원인을 먼저 충분히 확인하고 이후 통증에 대한 두려움과 수면, 스트레스, 활동 감소 등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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