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존재감은 확실했다. 한국 배구대표팀의 미래를 짊어질 세터 한태준(우리카드)이 코트 위로 돌아온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은 그의 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였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가능성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발목 수술의 부상 우려도 말끔히 씻어냈다. 다가오는 새 시즌, 배구판의 지각변동을 이끌 준비를 마쳤다.
첫 AG의 여정은 치열했다. 주전 세터 황택의(KB손해보험)의 부상 공백 속에서 중책을 맡아 활약했다. ‘디펜딩 챔피언’ 이란과의 8강전서 열세 예상을 뒤엎고 분전했다.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그 중심에 한태준이 있었다. 속공과 파이프 공격을 자유자재로 구사했고, 수비에서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남다른 감회가 남았다. 한태준은 “처음 나선 AG라 부담감도 컸고 책임감도 많이 느꼈다”며 “비록 8강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중국과 이란 등 강팀들을 상대하며 확실히 한국 배구의 수준이 많이 올라왔음을 느꼈다. 다른 팀들의 장점이나 콤비네이션 시스템을 보면서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수술 직후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는 기대보다 걱정이 컸다. 한태준은 “사실 통증이 꽤 있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계속 경기를 치르고 훈련을 소화하면서 체력적으로 더 단단해졌다”며 “개인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과 몸 관리를 철저히 병행하며 이겨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프로 무대에서도 성장은 가파르다. 2022~2023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했다. 단 두 시즌 만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04년생이라고 믿기 힘든 침착함을 뽐냈다. 훌륭한 경기 운영으로 2023~2024시즌 베스트 7 세터 부문을 수상했다.
지난 시즌은 한 단계 더 도약한 해였다. 36경기에 출전해 세트 성공 부문 3위(세트당 11.12개)를 기록했다. 쌍포 아라우조와 알리의 공격력을 제대로 살렸다. 중앙 속공까지 유기적으로 엮어냈다. 전반기 6위였던 팀을 후반기 봄배구로 이끈 일등 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시즌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치른 강행군은 한태준을 한 단계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 그는 “솔직히 사람이 소화할 수 있는 스케줄인가 싶을 정도로 정말 빡빡했다”며 “이렇게 타이트한 훈련은 처음 겪어봤지만, 대표팀에 가서 실전 감각과 훈련량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제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 시선은 다가올 새 시즌을 향한다. 뚜렷한 목표를 품고 코트를 겨누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시즌 초반부터 준비를 잘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동료들과도 좋은 호흡을 이어가고 싶다”며 “팀 성적 측면에서는 지난 시즌 후반기 레이스를 잘 펼쳤던 것처럼, 이번 시즌에는 초반부터 잘 치러서 상위권으로 도약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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