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발언이요? 봤죠. (오)원석이한테도 링크 보내줬어요(웃음).”
아시안게임(AG) 첫 상대 대만에서 나온 도발성 발언은 한국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이미 전해졌다. 소형준(KT) 역시 SNS를 통해 내용을 접했고, 함께 태극마크를 달게 된 팀 동료 오원석과 공유하며 가볍게 웃어넘겼다. 경기 밖의 말에 의미를 더하기보다 자신이 해야 할 준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오는 21일 2026 아이치·나고야 AG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대만을 만난다. 이후 홍콩, 태국과 차례로 맞붙는다. 대만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넘어야 할 가장 까다로운 상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최근 맞대결 흐름만 놓고 보면 긴장감이 더해진다. 한국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만에 연장 10회 끝 4-5로 석패했다. 2024 프리미어12에서도 3-6으로 졌다. 2018년 이후 AG와 WBC, 프리미어12,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에서 치른 7차례 맞대결에서도 한국은 2승5패로 밀렸다.
그럼에도 AG에서만큼은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한국은 2010 광저우를 시작으로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3 항저우 대회까지 4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항저우에서는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0-4로 패하고도 결승에서 다시 만나 2-0으로 설욕하며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5연패에 도전한다.
첫판의 무게감이 커지는 가운데 경기 밖에서도 화제가 생겼다. 대만 대표팀 내야수 류지훙(웨이취안 드래곤스)이 최근 자국 매체를 통해 한국 선수들의 병역 문제를 소재로 “우리 모두 군대를 다녀왔다. 한국 선수들도 가게 해야 한다”는 농담 섞인 발언을 남기면서다.
소형준은 “SNS에 떠서 봤다”며 “바로 원석이한테 그걸 다이렉트메시지(DM)로 보냈고, 서로 ‘이거 뭐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껄껄 웃었다. 이어 “사실 그 선수가 누군지 몰랐다. 특별히 자극이 되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그 선수도 장난식으로 이야기한 것 같았다. 크게 신경 쓰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장외의 이야기는 가볍게 넘겼지만 자신이 마운드에 오를 순간에 대한 준비는 이미 시작했다. 아직 대표팀에서 어느 경기,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소형준은 그 순간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다.
그는 “AG에서 제가 던지는 모습을 이미지트레이닝 해보고 있는데 긴장이 많이 되더라”며 “그런 긴장감에 익숙해지려고 이미지트레이닝을 좀 더 자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경기에 나서고 싶은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그렇다고 특정 상대나 등판부터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소형준은 “중요한 경기에 던지고 싶은 마음은 있다”면서도 “각자 주어진 역할이 있기 때문에 제 역할이 주어지면 거기에 맞춰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그보다 먼저 소속팀에서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대표팀 합류 전 한 차례 더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다. 주 2회 등판 일정에 따라 오는 13일 수원 롯데전에 나설 전망이다.
소형준도 순서를 분명히 했다. 그는 “아직 한 번 더 던져야 하기 때문에 그 경기를 먼저 준비할 생각”이라며 “그 이후 대표팀에 합류하면 일정에 맞춰 다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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