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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제안에 화답한 李…프랑스 ‘소피카’로 한국영화 해법 찾나

입력 : 2026-09-08 11:50:05 수정 : 2026-09-08 13: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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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프랑스 생폴드방스 마그 재단 부티크룸에서 열린 '영화인들과 대화'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배우 전도연, 이 대통령, 감독 이창동.[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프랑스 생폴드방스 마그 재단 부티크룸에서 열린 '영화인들과 대화'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배우 전도연, 이 대통령, 감독 이창동.[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영화에 투자하는 민간자본에 세제혜택을 주는 프랑스식 제도 SOFICA(소피카)의 국내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 예산을 직접 투입하는 기존 문화예술 지원뿐 아니라 민간 자본이 영화와 영상산업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생폴드방스에서 열린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인 뤼미에르 서밋 직후 ‘K-콘텐츠의 내일을 말하다’를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자리에는 이창동·정주리 감독, 전도연·설경구·김도연 배우,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콘텐츠총괄 부사장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영화산업이 밑에 풀들, 작은 나무는 다 죽고 큰 고목만 몇 개 남았는데 고목들이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며 “많은 풀들과 작은 나무들도 자라 끊임없이 재생하는 든든한 생태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감독은 “겉으로는 화려하게 대단히 풍성한 결과를 보이는 것 같지만 사실 안에는 구조적인 위기가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자신의 신작인 가능한 사랑이 국내 투자를 받지 못해 넷플릭스 투자를 통해 제작할 수 있었고, 정주리 감독의 신작 도라도 프랑스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국내 개봉일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프랑스의 영화산업 투자 세제지원 제도인 소피카를 한국에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이 감독은 “이 제도를 통해 프랑스는 매년 90여편의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단단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감독의 설명을 들으며 직접 메모지에 내용을 적은 뒤 즉석에서 “돌아가서 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에 바로 체크해 보라고 하겠다”며 “결과는 나중에 알려드리겠다”고 답했다. 

 

1985년 법으로 설립된 소피카는 개인이나 법인이 영화·영상 전용 펀드에 투자하면 투자금의 최대 40% 수준까지 세금을 감면해 주는 프랑스 40년 전통의 세제 지원 제도다. 정부가 재원을 공급하고 세제 혜택으로 민간 자본 참여를 유도하면서 영화산업 내부에서 자금이 순환하는 구조다. 프랑스 문화부와 국립영화영상센터(CNC)에 따르면 2025년 12개 소피카가 승인을 받아 약 7300만 유로(1135억원)를 모집했다. CNC 승인 영화의 절반 이상에 소피카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이같은 제도가 한국에서 주목받는 것은 최근 영화·영상산업이 급격한 환경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역시 뤼미에르 서밋 개막연설에서 극장의 위기, AI와 인간 창의성의 공존, 독립영화 지원, 로컬 콘텐츠와 글로벌 산업의 상생을 영화·영상산업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독립영화에 대해서는 새로운 창작 인재 발굴과 다양한 실험을 위해 국가적 지원과 다자주의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소피카와 같은 제도를 검토할 경우 문화예술 지원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정부가 예산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뿐 아니라 세제 혜택을 통해 민간 자본을 유도하고, 개인 투자자에게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면 민간 영역이 문화산업의 새로운 투자 재원으로 유입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세제 혜택의 수준이나 투자 대상, 기존 영화 지원제도와의 관계 등은 앞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프랑스 소피카가 40년 이상 운영되면서 투자 대상과 방식 등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축적한 만큼 한국 또한 세제 혜택 규모뿐 아니라 민간 자금이 흥행 가능성이 높은 일부 작품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등 장치까지 함께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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