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인 디테일을 좀 더 파고들어야 할 것 같아요.”
고민은 정상에 오른 뒤 오히려 더 깊어졌다. 파리 올림픽을 제패한 한국 여자 태권도 국가대표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 얘기다.
상대에게 자신의 움직임이 많이 노출된 만큼, 이제는 손기술과 연결 스텝, 타이밍 같은 세밀한 부분까지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출전을 코앞에 둔 그가 ‘디테일’을 거듭 강조하는 이유다.
김유진은 6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서 열린 ‘무주 태권도원 2026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 여자 57㎏급 결승에서 마리아 클라라 파셰코(브라질)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패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경기 뒤 그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 같다. 기술적인 부분이나 디테일을 더 파고들어야 한다”며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자신이 보완할 점을 술술 구체적으로 제시했을 정도다. 손기술과 연결 스텝, 공격 타이밍부터 페이크 동작까지 하나씩 가다듬고 있다. 김유진은 “내가 많이 읽혔다 보니 코치님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며 “타이밍을 어떻게 가져가고 페이크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셰코와의 일전은 이 고민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줬다. 김유진은 파리 올림픽 이후 2025 무주 그랑프리 챌린지와 우시 세계선수권, 올해 로마 그랑프리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파셰코와 네 차례 결승에서 만나 모두 패했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작은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김유진은 웃으며 “서로 너무 많이 알고 있다. 알고도 맞는 게 태권도”라면서 “저도 많이 연구하고 연습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자신 있게 하지 못했다. 쭈뼛쭈뼛했던 게 후회된다”며 “다음에 만났을 때는 꼭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파리에선 도전자였지만 지금은 모든 상대가 김유진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들어온다. 그는 “지금은 저에 대한 데이터가 너무 많다”며 “하체 움직임을 더 확실하게 만들고, 상대가 분석하고 나와도 빈틈이 없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성적은 꾸준하다. 올해 로마 그랑프리 은메달, 타이위안 여자오픈 동메달에 이어 무주에서도 시상대에 올라 3개 국제대회 연속 메달을 수확했다. 하지만 만족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다음 승부처는 AG다. 2022 항저우 대회 여자 57㎏급에서 동메달에 머물렀던 김유진은 3년 전보다 훨씬 많은 분석을 받는 선수로 돌아왔다. 그래서 더 빈틈없이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목표만큼은 단순하고 분명했다. 김유진은 “당연히 무조건 1등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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