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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파셰코 벽 높았다… 김유진, 무주 그랑프리서 여자 57㎏급 은메달

입력 : 2026-09-06 20:03:03 수정 : 2026-09-06 20: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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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태권도원 2026 세계 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 여자 57㎏급서 2위에 오른 김유진(왼쪽)의 결승전 경기 장면. 사진=세계태권도연맹·태권도진흥재단 공동제공
무주 태권도원 2026 세계 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 여자 57㎏급서 2위에 오른 김유진(왼쪽)의 결승전 경기 장면. 사진=세계태권도연맹·태권도진흥재단 공동제공

 

파리 올림픽 챔피언 김유진이 왕좌로 향하는 마지막 길목서 야속하게도 또 익숙한 벽에 막혔다.

 

정상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켰지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을 앞두고 치른 점검 무대에서 값진 은메달을 챙기며 세계 정상권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이제 시선은 항저우 대회 동메달을 넘어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향한다.

 

김유진은 6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서 열린 ‘무주 태권도원 2026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 여자 57㎏급 결승에서 마리아 클라라 파셰코(브라질)에게 라운드 점수 0-2(0-5, 2-8)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아는 두 선수답게 초반부터 치열한 수 싸움이 펼쳐졌다. 섣불리 거리를 좁히지 않은 채 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빈틈을 탐색했다. 발차기를 한 차례씩 주고받을 때마다 곧바로 다음 움직임을 읽으려는 모습은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체스 대국을 떠올리게 했다.

 

먼저 흐름을 가져간 쪽은 파셰코였다. 김유진은 1라운드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한 채 0-5로 밀렸다. 2라운드 들어서는 승부를 뒤집기 위해 한층 적극적으로 거리를 좁혔다. 그러나 파셰코는 서두르지 않았다. 김유진이 앞으로 나설 때마다 침착하게 받아치며 점수를 하나씩 쌓았다. 추격의 틈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고, 김유진은 2라운드마저 2-8로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사진=세계태권도연맹·태권도진흥재단 공동제공
사진=세계태권도연맹·태권도진흥재단 공동제공

 

파리 올림픽 이후 이어진 질긴 악연도 끊지 못했다. 김유진은 2025 무주 그랑프리 챌린지와 우시 세계선수권, 올해 로마 그랑프리 결승에서 모두 파셰코에게 패했다. 이번 대회까지 파리올림픽 이후 파셰코와 결승에서 네 차례 만나 모두 가로막힌 것. 반대로 파리 올림픽 8강에서 탈락했던 파셰코는 이후 우시 세계선수권과 로마 그랑프리 정상에 오르는 등 여자 57㎏급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결승까지 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김유진은 16강서 김가현을 2-0으로 꺾은 뒤 8강에선 페이스 딜런(미국)을 완파했다. 준결승에서야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3라운드 승부를 펼쳤을 정도다. 니카 카라바티치(크로아티아)에게 1라운드를 2-2 동점 끝에 우세 판정으로 내줬지만, 2라운드를 9-0으로 압도해 균형을 맞췄다. 이어 3라운드마저 4-0으로 가져가 라운드 점수 2-1 역전승으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파리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뒤 김유진의 위치도 달라졌다. 도전자가 아닌, 견제를 받는 챔피언이 됐다. 그럼에도 순위권을 꾸준히 지켰다. 올해에만 로마 그랑프리에서 은메달을 따낸 데 이어 타이위안 여자오픈에서도 동메달을 수확했고, 이번 무주 대회까지 3개 대회 연속 시상대에 올랐다. 다음 무대는 AG다. 김유진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57㎏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에는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편 여자 67㎏급 곽민주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8강서 밀레나 티토넬리(브라질)를 라운드 점수 2-0으로 꺾었지만, 준결승에서는 지난해 방콕 그랑프리 챌린지 결승에서 제압했던 싱자니(중국)에게 0-2로 패했다. 남자 80㎏급 박재원과 강재권은 나란히 32강서 러시아 선수들을 만나 탈락했다. 박재원은 블라디슬라프 부딘에게 0-2, 강재권은 아르템 미타레프에게 1-2로 패했다.



무주=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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