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때는 몰랐던 걸 새롭게 알게 됐을 때 오는 쾌감이 있네요.”
18시즌 동안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자 레전드다. 정든 코트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이제는 선수에서 코치로 위치가 바뀐 현대모비스 함지훈의 얘기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한 그는 같은 팀 코치로 농구 인생의 2막을 열었다.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 현재 일본 고베 현대모비스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형’이라고 했다가 다시 ‘코치님’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며 “나도, 선수들도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다. 아직 배우는 단계지만 재미있게 생활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지만 감독님하고 소통하면서 조금씩 배우게 됐다. 점점 편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치직 제안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함 코치는 “마지막 시즌에 들어가기 전부터 감독님과 은퇴 이후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다”며 “감독님이 은퇴한 뒤에도 ‘같이하자’ ‘즐겁게 해보자’고 했다. 마지막 시즌에는 내 경기만 신경 쓰기보다 선수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전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동을 직접 하기보다는 시키는 입장에 서기도 했다. 짧게나마 그렇게 경험한 게 지금 도움이 된다”고 돌아봤다.
함 코치는 프로 통산 858경기에서 8427득점 4027리바운드 3000어시스트라는 업적을 남긴 레전드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코치직은 아직 낯설다. 일단 배워야 할 게 산더미다. 그는 “전술 공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수를 폭넓게 봐야한다”며 “외국인 선수부터 고등학교, 대학교 선수들도 계속 봐야한다. 다른 코치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전술도 서로 토론하고 상의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선수 때와는 달라진 것들도 많다. 그는 “(직접) 뛰고 싶다기보다는 경기를 보면서 답답할 때가 많다. 오히려 선수로 코트에 있을 때보다 밖에서 지켜볼 때 감정을 컨트롤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며 “생각할 것도 정말 많다. 선수 때는 기본적으로 시키는 걸 하면 됐다. 그런데 지금은 선수들에게 한마디해도 ‘어떻게 해야 쉽게 알아들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머릿속으로는 너무 잘 아는데 그걸 말로 설명하는 게 쉽지 않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럼에도 보람찬 시간이다. 함 코치는 “어떤 코치가 되겠다거나 개인적으로 무엇을 이루겠다는 목표까지 세우기에는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다”면서도 “선수 때는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게 됐을 때 오는 쾌감이 있다. ‘이 맛에 코치를 하는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울화통이 터질 때도 있고 성질날 때도 많다. 그래도 새로운 걸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크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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