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인엽이 이혜리와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완성했다.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으로 거둔 만족스러운 성과다.
황인엽은 지난 18일 종영한 드라마 그대에게 드림(ENA)에서 꿈을 이룬 천재 영화감독 우수빈 역을 맡아 이혜리(주이재 역)과 호흡했다. 동종 업계의 이야기를 드라마를 통해 풀어나가는 재미를 느꼈다. 영화감독인 두 사람이 한 작품을 공동 연출한다는 설정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특히 여운을 남긴 건 작품 속 대사들이었다. 황인엽은 20일 “위로하는 말이 많지만 유독 아름답게 느껴지는 대사였다. 마음에 와 닿는 대사들이 좋았다”고 작품에 애정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이재에게 건넨 “내 등을 밟고 올라가”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주연으로는 첫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다. 과거에도 지금도 오매불망 첫사랑 이재만을 바라보는 순애보로 여심을 자극했다. 직진 로맨스부터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까지 처음 보는 황인엽의 얼굴이 가득 찬 작품이었다. 알콩달콩한 연애가 질투를 유발하고, 잠시의 이별에도 술 취해 목 놓아 이재를 부르짖는 장면들은 시청자를 미소 짓게 했다.
상대역은 학창시절 응원하던 걸그룹의 멤버이자 배우로 뿌리내린 이혜리였다. 황인엽은 그와의 만남을 “영광”이라고 표현했다. “함께 연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며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스타와 같이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좋은 친구가 생긴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15년의 부재도 끄떡없는 관계성을 가졌다. 우수빈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이혜리와의 케미스트리가 가장 중요했다. 시청자의 반응 중 가장 신경 쓴 지점이기도 했다. 다행히 두 사람은 방영 전부터 실제 연인 의혹을 받을 정도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줬다. 그는 “성격이 맞고 서로 배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케미스트리가 보일 거라 생각한다. 연인 관계냐는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좋았다. 좋게 보여진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가까워질 수 있었던 데는 이혜리의 역할이 컸다고 했다. 황인엽은 “밝고 에너지가 넘쳐서 누구든 혜리의 에너지에 동화된다”며 “혜리가 제안한 아이디어들이 신을 더 풍성하게 만들곤 했다. 미처 생각지 못한 지점들을 캐치하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감정 신에서도 이혜리를 믿고 연기했다. 반복되는 감정에 둔감해질 때마다 이혜리의 리액션에 도움을 받았다. 그는 “촬영 내내 ‘네가 이 역할을 해줘서 덕분에 더 빛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상대가 혜리라서 더 좋았다”고 신뢰를 보였다.
반면 폭력 아버지를 둔 어두운 가정사, 후반부 드러난 친모 안수희(박지영)의 존재까지 반전도 많았다. 가장 어려웠던 장면 중 하나도 아버지(정해균)와의 대면 신이었다. 폭행 당하는 장면을 연기해 본 적도, 아버지의 폭력이라는 상황을 상상해 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앞에 당당하게 맞서며 이재의 상처를 확인하는 장면의 감정이 어려웠다. 걱정도 많았지만 결과물을 보고는 “잘해낸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5년 전 함께 영화감독의 꿈을 꿨던 두 사람은 꿈과 사랑을 동시에 품에 안고 해피엔딩을 맞았다. 사랑과 꿈에 대한 생각을 바꿔준 작품이었다. 그는 “예전엔 꿈을 장래희망으로만 생각했는데, 그건 꿈이 될 수 없더라. 각자가 가진 가치가 꿈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사랑도 마찬가지다. 나의 마음만큼 상대도 같길 바라는 마음이 사랑인 줄 알았는데, 다름을 존중하고 맞춰가는 게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의미를 찾았다.
2018년 웹드라마로 데뷔해 빠르게 주연 자리를 꿰찼다. ‘여신강림’, ‘왜 오수재인가’, ‘조립식 가족’, ‘친애하는 X’ 등 쉼 없이 필모그래피를 채웠다. 주연으로서의 책임감도 무거워진다. 그런 점에서 ‘그대에게 드림’이 받아든 성적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평균 2%대의 시청률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엔 주연을 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주연이 되면 끝까지 채워야 하는 책임감으로 넘어간다. 성적도 내가 받아들이고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라 심도 있게 고민하게 된다”고 했다.
황인엽의 꿈은 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역할의 크기를 떠나서, 오래 연기하고 싶다. 연기가 너무 좋다”고 밝게 웃어 보인 그는 “평소 지나간 드라마를 다시 보는 취미가 있다. 여름엔 ‘커피프린스 1호점’이 생각나는 것처럼 계절마다 떠오르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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