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로 대표되는 MMORPG 명가 엔씨가 게임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핵심 IP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모바일 캐주얼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서브컬처를 비롯한 신규 장르에도 투자를 확대하며 이용자층과 시장 저변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엔씨의 변화는 단순히 신작 장르를 늘리는 수준을 넘어 사업 구조 자체를 다각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엔씨는 올해 경영전략을 발표하며 레거시 IP 고도화, 신규 IP 확보, 모바일 캐주얼 사업을 3대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캐주얼 게임, 새로운 성장축으로
특히 눈에 띄는 분야는 모바일 캐주얼이다. 19일 엔씨에 따르면 회사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모바일 캐주얼 사업을 중심으로 게임 서비스 역량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엔씨는 글로벌 게임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모바일 캐주얼 시장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낙점하고 지난해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신설했다. 개발과 퍼블리싱, 데이터 분석 역량을 결합해 게임의 콘셉트와 프로토타입을 검증하고, 이용자 A/B 테스트 등 데이터 기반으로 시장성을 확인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 같은 전략은 실적에서도 점차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엔씨의 2분기 모바일 캐주얼 게임 매출은 1697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인수한 모바일 게임 플랫폼 저스트플레이가 연결 실적에 포함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까지 확대됐다. 저스트플레이는 2분기 125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해 엔씨의 캐주얼 사업 확대를 견인했다.
하반기에는 리후후와 스프링컴즈 등 개발 스튜디오와의 연계를 추진하면서 사업 간 시너지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캐주얼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사업의 외연을 더욱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저스트플레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연간 기준으로 70% 성장했고, 게임 운영 개선에 따라 LTV(이용자생애가치) 또한 꾸준히 오를 것"이라며 "아직 공식 발표 전이지만 모바일 캐주얼 IP 기반의 퍼블리싱 신작 다수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인수합병(M&A) 논의도 진행 중이어서 내년에는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브컬처도 정조준…장르 경쟁력 확보
서브컬처 역시 엔씨가 신규 이용자층 확보를 위해 공을 들이는 분야다. 대표적인 작품이 빅게임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엔씨가 퍼블리싱하는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다. PC와 모바일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애니메이션 액션 RPG로, 엔씨가 기존 MMORPG와는 다른 장르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선보이는 신규 IP다.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
지난해 도쿄게임쇼를 통해 게임의 완성도와 가능성을 미리 확인하기도 했다. 당시 엔씨는 단독 부스를 마련해 이용자들에게 협동 전투를 핵심으로 한 레이드 콘텐츠를 공개했으며, 현장 방문객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디나미스원이 개발한 RPG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도 서브컬처 시장을 겨냥한 신규 라인업이다. 특히 일본 서브컬처 시장을 겨냥한 오프라인 접점 확대에 적극적이다. 지난 15~16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코믹마켓에 참가해 현지 팬들과 만났으며, 오는 9월 17~21일에는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리는 도쿄게임쇼 2026에서 단독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두 작품을 비롯해 엔씨는 외부 개발사와의 협업을 통해 서브컬처 장르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이용자 접점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MMORPG 강점 유지하면서 체질 개선
그렇다고 기존 MMORPG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엔씨는 리니지, 아이온 등 기존 IP의 서비스 지역 확대와 운영 고도화를 이어가는 한편, 신규 장르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및 대만 시장에 출시한 아이온2가 흥행하며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기존 IP 경쟁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엔씨가 추진하는 변화의 핵심은 기존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수익 기반을 다층화하는 데 있다. MMORPG에서 확보한 안정적인 기반 위에 캐주얼과 서브컬처 등 새로운 장르를 더하고, 자체 개발과 퍼블리싱을 병행해 신작 공급망을 넓히는 방식이다.
엔씨는 올해 매출 2조5000억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을 크게 개선하는 한편, 2030년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캐주얼과 신규 IP가 이 같은 중장기 목표를 뒷받침할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향후 엔씨의 체질 개선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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