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 공간에 300명이 넘는 팬들이 몰리면서 늘어난 인기를 실감했다. 그러나 설렘을 안고 찾은 현장은 기대와 달리 혼란으로 얼룩졌다. 길게 늘어선 줄 속에서 1시간 넘게 발이 묶였다. 대기 시스템에 대한 확실한 사전 안내가 없었던 터라 오픈과 동시에 팝업스토어로 몰려든 팬들이 뒤엉키며 혼란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팬들이 언성을 높이며 다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지난 1일 서울 목동현대백화점에서 열린 ‘대한민국 농구 국가대표팀 팝업 스토어’의 모습이다.
한국 프로스포츠는 현재 흥행이라는 호재를 맞고 있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각각 1300만 관중, 4년 연속 유료 관중 300만명 돌파를 바라보는 등 흥행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농구 역시 젊은 스타들을 중심으로 팬층을 넓혀가고 있다. 대표팀의 인기는 더욱 뜨겁다. 리그 에이스 선수들이 모이고 해외서 뛰는 이현중, 여준석 같은 스타도 합류했다. ‘황금세대’라 불리는 라인업에 기대감은 한껏 높아지고 있다. 농구협회가 팬들을 맞이할 기회인 셈이다.
그 기회는 에어볼이 됐다. 협회 최초의 팝업스토어는 미흡한 운영으로 팬들의 공분을 샀다. 농구협회는 팝업스토어 오픈 첫날, 15만원 이상 구매자 가운데 선착순 120명을 대상으로 사인회 이벤트를 준비했다. 선수들이 참여하고, 한정된 인원을 대상으로 사인회를 예고한 상황. 팬들이 몰릴 가능성은 예상 밖 변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협회는 가장 기본적인 수요조차 가늠하지 못했다. 대기 동선과 번호표, 안내 인력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 팬과의 접점을 만들겠다는 기획은 좋았으나, 미흡한 운영은 기대를 실망으로 바꿔놓았다.
팬들은 백화점 세 곳에 흩어진 채 기준 없는 오픈런 줄서기를 했다. 번호표 같은 기본적인 운영 장치는 없었다. 결국 오픈과 동시에 행사장이 있는 7층은 아수라장이 됐다. 세 곳에서 대기하던 팬들과 외부에서 들어온 팬들이 뒤섞였고, 새치기가 이어졌다. 질서 없는 줄서기 속에 구매는 1시간가량 중단됐다.
한 팬은 비교적 일찍 도착했지만 혼자인 터라 줄을 이탈할 수 없었다. 사인회에 참석하기 위해 15만원 이상 구매해야 했으나, 원하는 상품을 둘러볼 여유조차 없었다. 결국 눈앞에 있던 유니폼과 슈팅복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구매했다. 이 팬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며 “그날은 프로야구 경기까지 취소될 정도로 더운 날이었다. 행사장도 통창 구조라 실내인데도 더웠다. 목이 말랐지만 줄을 이탈할 수 없어 물도 사러 가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주최 측은 계산을 재개하며 사인회 인원을 250명으로 늘리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뒤늦은 변경사항은 곳곳에 전달되지 않았다. 온라인 안내 역시 없었다. 사인회 대상이 될 수 있었던 팬 중 일부는 공지를 듣지 못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결국 사인회는 예정대로 마무리됐지만, 팬들에게 남은 건 피로감과 씁쓸함이었다. 더 많은 인기를 외치기 전에, 찾아온 관심을 감당할 그릇부터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구협회 관계자는 “팬들께 송구한 마음이다. 팬분들과의 만남을 늘리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이런 행사를 처음 진행을 했다. 그러다 보니 미흡한 점이 너무 많았다. 당초 사인회 인원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조처를 했으나 현장에서 대처가 미흡했던 건 사실이다”라며 “다음에 행사를 진행하게 되면 당연히 보완하고 개선할 것이다. 더 좋은 행사를 만들 수 있도록 더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