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지식재산(IP) 하나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다. 콘텐츠 자체보다 이를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IP가 국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새로운 형태의 IP 침해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콘텐츠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창작 못지않게 IP를 보호하는 법·제도와 국제 공조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3일 콘텐츠 산업에서 IP의 가치가 높아진 배경을 팬덤 소비의 변화와 글로벌 유통 환경의 확대로 꼽았다. 이 교수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라는 표현도 있지만 미디어 산업이 융합하면서 하나의 IP를 깊이 있게 즐기는 팬덤 소비가 훨씬 강화됐다. 과거에는 IP 활용이 다른 매체의 이용자를 타겟팅하는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하나의 팬덤이 훨씬 더 깊이 있는 경험을 하게 만들어서 IP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연계 효과를 강화하는 쪽으로 산업이 진화하다 보니까 과거보다 부가가치를 낼 기회가 더 많아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 콘텐츠 시장이 가진 글로벌·디지털 특성 역시 IP의 중요성을 키웠다. 디지털 서비스와 글로벌 플랫폼의 활성화로 인해 콘텐츠 수명과 팬덤 확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한국 시장으로 놓고 봤을 때 IP를 통해 수익화할 수 있는 시간적·공간적 범위가 확장되고 있는 국면이어서 시장에서도 IP 하나하나가 가지는 가치를 과거보다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IP 침해 문제 역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능화·다양화되고 있다. 시장 확대와 기술 발전이 IP 침해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IP 침해가 일부 지역에서의 콘텐츠 표절이나 불법 유통 등에 한정됐다면 지금은 한국 콘텐츠 소비가 지리적으로 크게 확장되면서 침해 행위의 지리적 범위 역시 확대됐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기술 진화 또한 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된 동시에 침해의 문턱을 낮췄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딥페이크나 허락받지 않은 콘텐츠의 상업적 활용 등 침해 방식 역시 확장되는 국면이다. 인공지능 때문에 IP 침해가 더 용이해진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 IP 침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집행력의 한계가 꼽힌다. 해외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불법 유통에 대한 대응 역량 강화가 시급한 과제다. 이 교수는 “해외에서의 IP 침해 행위는 우리가 직접 정식 서비스를 하지 못하거나 해외에서의 집행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글로벌 침해 대응 역량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불법 유통은 국제 공조가 매우 중요하고, 특히 자국 콘텐츠 산업 진흥을 고민하는 국가들이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는 추세에 맞춰서 이들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등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맞춘 제도적 기준 마련도 과제로 지적됐다. 이 교수는 “기술 진화에 따른 침해는 아직 기준이 모호한 경우가 많다”며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들을 정립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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