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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그쳤지만 땅이 버티지 못했다… 수원 KT-두산전, 이틀 연속 취소

입력 : 2026-07-23 18:03:58 수정 : 2026-07-23 18: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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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오락가락하는 장맛비에 수원 그라운드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3일 오후 6시30분 수원 KT 위즈파크서 열릴 예정이던 2026 신한 SOL KBO리그 KT와 두산의 정규리그 경기를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취소다. 해당 경기들은 추후 편성된다.

 

이번 3연전은 첫날부터 비와의 싸움이었다. 21일 경기는 6회 초 도중 내린 비로 77분간 중단됐다. 비가 잦아드는 듯해 방수포를 걷고 선수들이 몸을 풀기 시작했지만, 다시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선수들은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방수포도 재차 깔렸다.

 

특히 내야 2루와 3루 주변에는 빗물이 크게 고여 진흙처럼 변했다. 구장 관리 직원들이 스펀지로 물을 걷어내고 새 흙을 뿌리는 등 정비에 나선 끝에 경기가 재개됐다. 승부가 연장까지 이어지면서 종료 시각은 자정 직전인 오후 11시51분이었다. ‘1박2일’ 경기 문턱까지 간 셈이다.

 

문제는 이후에도 그라운드를 충분히 말릴 틈이 없었다는 점이다. 경기 종료 당시 방수포와 그라운드가 모두 젖어 있어 곧바로 덮기 어려웠고, 밤사이 다시 비가 내렸다. 22일 경기가 취소된 데 이어 23일 오전에도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면서 내야 상태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훈련 도중 그라운드를 살펴본 KT의 한 선수는 2루와 3루 사이를 손으로 눌러본 뒤 “확인해 보면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라며 놀란 기색을 보였다. 겉으로는 비가 그친 것처럼 보여도 지면 아래쪽은 물을 머금어 미끄러운 상태였다.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KT에 따르면 위즈파크는 교체 시기가 된 내야 흙을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 깔았다. 같은 종류의 흙이라도 일정 기간 다져지고 자리를 잡아야 배수가 원활해지는데, 아직 안정화 과정에 있다는 설명이다.

 

구단 관계자는 “비를 맞은 뒤 충분히 말리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비가 내렸다. 새 흙이 자리를 잡는 과정이다 보니 물을 머금으면 진흙처럼 변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이어 “물론 경기 취소 여부는 구단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다만 현재 그라운드 상태와 관리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KBO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KBO도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김시진 경기감독관뿐 아니라 사무국 운영팀 직원들도 현장을 찾아 경기 전부터 내야 곳곳을 직접 확인했다. 흙을 추가로 뿌리는 것만으로는 미끄러움을 해소하기 어려웠고, 근본적인 보수를 위해서는 지면을 깊게 걷어낸 뒤 다시 다지는 대규모 작업이 필요한 상태였다.

 

김 감독관은 “경기는 팬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구단과 사무국 모두 최대한 진행하려고 노력하는 게 맞다”면서도 “현재는 흙을 더 뿌려도 아래쪽이 미끄러워 정상적인 경기를 치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기준은 선수 안전이었다. 김 감독관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대목이다. 무리하게 경기를 진행하다가 선수가 다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당일 그라운드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 불가피하게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수원=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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