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좀 설쳤습니다.”
흔히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데이터,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 내린 선택이지만, 언제나 바라던 바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곳곳에 예기치 못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매 순간 수장의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배경이다. 이숭용 SSG 감독 역시 마찬가지. 21일 부산 롯데전이 내내 떠나질 않았다. 이 감독은 “경기 후 방에 들어가서 6회를 계속 돌려봤다. 거기서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경기 결과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들더라”고 말했다.
당시 SSG가 내세운 선발투수는 타케다 쇼타다. 롯데전에 강하다. 이날도 5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호투했다. 문제는 1-0으로 리드를 잡은 6회 말. 아웃카운트 두 개를 먼저 잡은 뒤 3연속 안타를 허용, 1-1 균형이 맞춰졌다. 2사 1,3루 위기서 불펜진을 가동했다. 필승 카드 이로운을 올렸다. 예상과는 전혀 다른 그림이 그려졌다. 이로운은 한동희, 나승엽에게 연거푸 적시타를 맞았다. 순식간에 실점은 4점이 됐다. 주도권 자체가 롯데 쪽으로 넘어갔다.
고민이 많았다. 타케다의 투구 수는 83개. 수치상으론 더 던질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정말 잘 던져줬는데, 힘이 좀 떨어졌다고 봤다. (로테이션 상) 일요일(26일)에도 던져야 하는 부분도 고려했다. 그러면서도 타케다가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하면 더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라”고 털어놨다. 회심의 카드가 통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우리 팀에서 젤 좋은 (이)로운을 냈는데,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1승 1승이 아쉬운 현재. 기회가 있었기에 더 마음에 남는다. 이날 SSG는 2-6으로 패했다. 시즌 5번째 4연패 늪에 빠졌다. 최하위 키움과 이제 한 경기 차. 무엇보다 지난 시즌 SSG가 자랑했던 철벽 불펜진이 좀처럼 통하지 않는다. SSG 색깔이 살아나지 않으면, 앞으로의 경기도 험난하다. 이 감독은 “(이)로운이를 비롯해 불펜 투수진 모두가 정말 열심히 했는데도 결과가 안 나오니 선수들이 흔들리는 듯하다. 앞으로 더 철저히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부산=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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