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호랑이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프로야구 KIA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힘차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득실점으로 따진 전력은 이미 선두권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1∼3위 팀들로서는 등 뒤가 서늘해질 만하다.
근거는 피타고리안 승률(기대 승률)에 있다. 야구 통계학자 빌 제임스가 고안한 지표로, 팀의 득점과 실점을 토대로 적정 승률을 추산한다. 득점의 제곱을 득점과 실점의 제곱을 합한 값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KIA는 20일까지 0.566을 마크, 선두 삼성(0.624)에 이어 이 부문 리그 2위다. 실제 순위는 4위지만, 득실점으로 따진 기대 전력은 두 계단 위다. 순위표에 찍힌 위치보다 시즌 내내 보여준 투타의 내용이 더 탄탄했다는 뜻이다.
반대로 말하면 갖춘 힘을 승수로 온전히 바꾸지 못했다는 의미일 터. 올 시즌 치른 90경기에 기대 승률을 적용하면 약 51승으로, 실제 승수보다 3승 많다. 이 차이를 모두 불운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접전에서 승리를 놓치거나 많은 득점이 일부 경기에 몰리면서 경기 내용에 걸맞은 성과를 충분히 거두지 못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고무적인 건 후반기 첫걸음부터 경쾌하다는 점이다. KIA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인천에서 치른 SSG와의 원정 4연전을 3승1패로 마쳤다. 첫판을 내준 뒤 내리 3경기를 잡고 기분 좋게 홈 광주로 돌아왔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불펜이다. 팔꿈치 수술 이후 제구 난조로 헤맸던 이의리가 일본 단기 연수를 마친 뒤 중간계투로 새 출발했다. SSG와의 4연전에서 세 차례 등판해 3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몸에 맞는 공 하나를 내줬지만 볼넷은 한 차례도 없었다. 특유의 강속구 위력은 유지하면서 흔들렸던 제구가 안정을 찾았다는 평가다.
베테랑 이태양도 허리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전남 여수 출신인 그는 지난겨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고향팀 KIA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초반 1점대 평균자책점의 짠물 투구를 이어가다 어깨 부상으로 두 달 넘게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이달 초 복귀하자마자 제 몫을 해내는 중이다. SSG와의 4연전에서도 두 차례 마운드에 올라 모두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인천 원정서 나란히 아치를 그린 나성범과 해럴드 카스트로가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공수주에서 고른 활약을 펼친 김호령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SSG와의 시리즈에서 6안타와 3도루를 기록한 데 이어 호수비와 결승타까지 보태며 연이은 승전고 중심에 선 것. 예비 자유계약선수(FA)인 그는 올 시즌 타율 0.283, 11홈런 48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건 특정 선수 한두 명의 활약에만 기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미 거포 김도영과 에이스 애덤 올러라는 확실한 두 기둥이 있는 가운데, 중심축을 받칠 퍼즐 조각이 하나둘 맞물릴수록 치열한 순위 싸움을 헤쳐갈 동력도 커진다.
물론 기대 승률이 미래의 성적을 보장하진 않는다. 그러나 더 높은 곳을 노릴 만한 전력을 갖췄다는 근거는 될 수 있다. KIA가 후반기 초반의 기세를 앞세워 선두권까지 치고 올라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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