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SSG)의 시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하면 좋죠.” 지난 7일 잠실구장서 펼쳐진 SSG와 두산의 맞대결. 시원한 홈런을 때려낸 최정은 이같이 말했다. 최정 특유의 담담함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중요한 건 결국 해내는 것이다. 그래도 하나는 더 나오지 않겠어요?”라고 웃기도 했다. 기다림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부터 또 한 번 대포를 신고했다.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서 승리(6-0)를 부르는 아치를 그렸다.
시즌 20번째. 동시에 11시즌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는 순간이었다. 리그 최초다. 지난 시즌까지 10시즌 연속으로 이 부문 최다 기록을 갖고 있던 최정. 스스로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이 부문 2위는 박병호, 3위는 이승엽이다. 모두 은퇴선수다. 박병호는 9시즌 연속(2012~2022년, 2016~2017년 해외진출). 3위 이승엽은 8시즌 연속(1997~2012년, 2004~2011년 해외진출) 20홈런을 달성한 바 있다. 나아가 이 홈런으로 리그 두 번째 1000장타를 완성하기도 했다.
대기록 앞에서도 크게 동요하는 법이 없다. 최정은 “(20홈런까지) 한 개 남아 있었는데 ‘시즌 끝날 때까지 하나 못 치겠나’ 마음이었다.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두 자릿수 홈런(21시즌 연속 10홈런) 때와 느낌이 똑같다. 제일 애정을 가지고 있는 기록”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뿌듯함과 기쁨은 숨길 수 없다. 최정은 “후반기 첫 경기부터, 좋은 투수(애덤 올러) 볼에 홈런을 칠 수 있어서 엄청 후련하고 기분 좋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꾸준함의 상징. 비결이 있을까. 최정은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다. 매 시즌 0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한다”고 밝혔다. 아무리 대단한 기록을 달성했어도, 새 시즌 앞에선 무조건 리셋이다. 개막이 가까워지면 항상 긴장감을 토로한다. 철저한 몸 관리도 밑거름이 됐을 터. 타고난 부분도 있겠지만, 오랜 시간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데에는 한결같은 노력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사실 현재 일정 부분 통증을 안고 뛰는 중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때 특별 관리를 했느냐는 말에 “아무것도 안했다. 올스타전 세리머니 기억밖에 없다”고 껄껄 웃었다.
홈런 관련 대부분의 기록들을 싹쓸이하고 있다. 다음 목표는 600홈런이다. 이날까지 리그 통산 538홈런을 때려냈다. 이 부문 단독 선두. 500홈런을 넘기고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을 때, 주변에서 장난처럼 던졌던 600이라는 숫자가 조금씩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최정은 “600홈런을 쳐보고 싶은 마음이 많이 커졌다. 600개를 채우면 정말 후회 없을 듯하다”고 강조했다. 남은 것은 62개. 손가락을 꼽으며 계산하던 최정은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면서 “1년 1년 다르다. 투수들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루면 행복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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