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어쩌라고 막았잖아 밈, 저도 알아요” 반성노트 꺼낸 박영현, 후반기 첫판부터 4아웃 SV

입력 : 2026-07-16 22:47:51 수정 : 2026-07-16 22:47:50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사진=KT 위즈 제공
사진=KT 위즈 제공

 

“영현 극장, 정상 영업합니다.”

 

프로야구서 마무리 투수가 위기를 자초한 뒤 가까스로 승리를 지켜내면 팬들은 흔히 ‘공포영화’나 ‘○○극장 개봉’이라는 표현을 붙이곤 한다. 후반기 첫 경기부터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지며 진땀 세이브를 올린 박영현(KT)도 반성 노트와 함께 이 표현을 먼저 꺼내는 등 자신의 투구를 돌아봤다.

 

KT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와의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2회 최원준의 결승 3점 홈런을 앞세워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후반기 첫 승전고를 울렸다.

 

마지막 관문은 험난했다. KT가 4-1로 앞선 8회 말 마찬가지로 멀티이닝을 염두하고 투입했던 스기모토 코우키가 박동원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오지환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점수 차가 한 점으로 좁혀지자 KT 벤치는 곧바로 박영현을 호출했다. 급하게 몸을 푼 박영현은 문성주와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잡아 불을 껐다.

 

9회에는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1사 후 홍창기와 박해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폭투까지 겹쳐 주자들이 2, 3루에 자리했다. KT는 오스틴을 자동 고의4구로 걸러 만루 작전을 택했다. 박영현은 송찬의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뒤 문보경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KT 위즈 제공
사진=KT 위즈 제공

 

최종 성적은 1⅓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33개의 공을 던져 시즌 18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경기 뒤 박영현은 “그래도 막았으니 다행이다. ‘어쩌라고, 막았잖아’라는 밈이 생각 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팬들께서는 ‘영현 극장’을 그만하라고 하시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멀티이닝이 그만큼 힘들고, 잘 이겨내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야구”라고 돌아봤다.

 

마지막 타자 문보경을 상대할 때 몸쪽으로 크게 빠진 공에는 미안함도 전했다. 박영현은 “(문)보경이 형이 나오니 힘이 들어갔다. 숨을 고르려고 했는데 타임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급하게 던졌고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공이 그쪽으로 갈 줄 몰랐다. 보경이 형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영현에게 멀티이닝은 낯설지 않다. 올 시즌 아웃카운트 4개 이상을 책임진 등판이 12차례로 박시후(SSG·13회)에 이어 리그 2위다. KT의 다른 불펜들이 부진하면서 승부처의 중압감은 박영현에게 고스란히 쏠리는 모양새다. 스탯티즈가 제공하는 평균 레버리지 인덱스(gmLI)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사진=KT 위즈 제공

 

해당 기록은 이닝과 점수 차, 아웃카운트, 주자 상황 등을 종합해 마운드 위 투수가 얼마나 팽팽한 순간에 등판했는지를 보여준다. 1.00이 평균이며 수치가 높을수록 부담이 큰 상황을 자주 맡았다는 뜻이다. 박영현의 올 시즌 현시점 이 지표는 2.07에 달한다.

 

스기모토(1.29), 한승혁(1.28), 손동현(1.15), 전용주(0.91)와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KT 뒷문서 가장 무거운 승부처가 박영현에게 집중됐다는 뜻이다.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김재윤(삼성·2.13)과 함께 최상위권에 자리한다.

 

선수 본인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올해는 9회에 등판한 기억보다 8회부터 던진 기억이 더 많다”면서도 “(이강철) 감독님께서 믿고 내보내 주시는 만큼 그 믿음을 안고 던진다. 마운드에서 야구하는 게 가장 즐겁다”고 미소 지었다.

 

세이브왕 경쟁도 이어간다. 18세이브를 신고해 김재윤(23개), 손주영(LG·19개)을 추격 중이다. 올스타 휴식기 동안 재충전까지 마쳤다.

 

박영현은 “오늘 구속을 보니 잘 쉬고 돌아온 것 같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이런 위기를 막은 게 앞으로 더 잘 던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무실점으로 막았고 팀도 이겼으니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잠실=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