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별별★토크] 정호연의 독한 스크린 데뷔기 "15세 이상 모두 오세요"

입력 : 2026-07-15 13:29:02 수정 : 2026-07-15 16:28:50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크린을 압도하는 강렬한 눈빛과 기합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7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영화 호프의 배우 정호연 이야기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이 성기(조인성) 등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며 시작된다. 개봉일인 15일 사전 예매량만 60만장을 돌파하며 올해 최고의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

 

정호연은 순경 성애 역을 맡아 황정민과 마을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날 인터뷰 현장에서 만난 정호연은 스크린 속 강인한 순경의 모습 대신 특유의 청량하고 밝은 웃음으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거장 나홍진 감독과의 첫 만남을 회상할 때는 소녀처럼 수줍어하다가도, 연기와 작품을 이야기할 때는 진중하고 단단한 눈빛을 빛낸다.

 

◆증량과 드리프트로 한계 넘었다

 

나홍진 감독과 첫 만남은 긴장감 넘치는 오디션 같았다. 정호연은 “감독님의 눈빛이 너무 강렬하셔서 나를 꿰뚫어 보실 것 같았다. 무슨 척을 하지 말고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드리자고 마음먹었다”라고 떠올렸다. 시나리오를 건네받은 순간에 대해서는 “집으로 가는 내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이 작품이 꼭 내 것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타이틀 밑에 내 이름 석 자를 크게 썼다”라고 돌아봤다. 결국 선배 황정민이 적극 추천했고 감독 역시 직접 정호연을 만나본 뒤 배역과 닮은 점을 발견해 캐스팅을 결정했다.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스크린 진출은 처음이기에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정호연이 맡은 성애는 어떤 상황에서도 제 할 일을 해내며 직진하는 호포항의 열혈 순경이다.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준비했다. 촬영 전 6개월 동안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진행해 근육량만 4㎏을 늘렸고, 거친 총격신을 소화하기 위해 사격 자세와 총기 사용법을 혹독하게 익혔다.

 

정호연은 “총기가 5㎏이고 감독님이 테이크를 여러 번 가시는 것으로 유명해 체력 준비를 단단히 했다. 실제 총격신을 찍을 때는 20번 이상 테이크를 가기도 했다”며 “어느 순간이 되니까 계획 없이 본능대로 날것의 움직임이 나오더라. 촬영하면서 내 한계를 넘은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굉장히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정호연은 빈티지 차인 스텔라를 직접 몰고 추격전을 벌이기 위해 수동 면허로 새로 취득했다. 전문 레이싱 강사에게 고난도 주행 훈련을 받으며 드리프트와 제이턴까지 연마했다. 정호연은 “실제 건물에 피해가 갈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스크린 속 드리프트 장면을 거의 다 직접 소화했다. 촬영을 무사히 마치고 나니 정말 뿌듯했다”라고 말했다.

 

◆베테랑 선배들과의 호흡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하는 현장은 큰 배움의 장이자 동시에 엄청난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정호연은 “나를 제외한 배우들과 스태프분들이 모두 한국 영화계를 오랫동안 지켜온 베테랑이셨다. 다들 이미 너무 친하셔서 처음에는 나 혼자 극 중에서 외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고 두려웠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스스로를 믿었다는 정호연은 “경험은 선배들보다 부족할지언정 기세와 자신감만큼은 잃지 말고 현장에 당당히 서 있자고 생각했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는 마인드로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마주한 선배들의 태도는 큰 귀감이 됐다. 이유를 묻자 “주연 배우로서 항상 스스로를 편한 곳에 놓지 않으려고 경계하며 늘 20분씩 일찍 현장에 오시던 황정민 선배, 사람을 대할 때나 연기할 때나 엄청난 유연함을 보여주신 조인성 선배를 보며 정말 많이 배웠다. 나도 앞으로 현장에서 저런 자세를 가진, 큰 도움이 되는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나 감독의 혹독하고 집요하기로 소문난 연출 스타일에 대해서도 남다른 성숙함을 보였다. 디스클레이머(2024, 애플TV)에서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일하며 서른 번이 넘는 롱테이크 테이크를 경험해 단단한 예방주사를 맞았기 때문이다. 정호연은 “감독님의 집요함은 오히려 축복처럼 느껴졌다. 지치는 순간도 있었지만, 관객을 충족시키기 위해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시는 감독님과 선배님들의 모습이 진심으로 존경스러웠다”라고 답했다.

 

◆건강하게 걷고 싶은 배우의 미래

 

성애는 아수라장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활기를 불어넣는다. 나 감독 역시 “성애가 화면에 나오면 갑자기 영화가 청량해진다”라며 만족했다. 정호연은 “처음 리딩 때 준비해 간 연기를 보고 감독님이 ‘이건 다른 배우들도 다 생각할 수 있는 모습 같다’라고 숙제를 던져주셨다”며 “치열하게 고민하다 누군가의 선의나 정의에 대한 믿음이 엄청나게 확실할 때 그것이 오히려 더 강력하고 거친 에너지로 표현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직진 본능이 극한의 상황과 부딪히며 관객에게 시원하고 유쾌한 재미를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징어게임(2021, 넷플릭스)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전 세계를 들었다 놓더니, 영화 데뷔작으로는 칸 영화제에 갔다. 배우로서 소망은 무엇일까. 정호연은 “이 업계가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며 일하기 힘들 때가 많다. 그래서 쉴 때는 최대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잘 자고 운동하며 바이오리듬을 맞추려 노력한다. 배우로서 엄청나게 원대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그저 건강한 사고방식을 유지하면서 이 일을 오래오래 해나가는 것이 가장 큰 희망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희망 관객수를 묻자 당찬 포부를 남겼다. 그는 “대한민국에 계신 15세 이상의 모든 국민이 한 분도 빠짐없이 극장에 오셔서 다 함께 봐주셨으면 좋겠다. 사람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정말 유쾌하고 통쾌한 액션 스릴러이자 블랙 코미디 영화다. 마음을 열고 극장에 오셔서 이 강렬한 체험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