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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보다 중요한 건 신뢰…펄어비스, ‘붉은사막 이후’를 증명할 시간

입력 : 2026-07-15 11:27:52 수정 : 2026-07-15 14: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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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사막 대표 이미지. 펄어비스 제공
붉은사막 대표 이미지. 펄어비스 제공

펄어비스가 수년간 이어진 신작 공백 끝에 선보인 붉은사막의 글로벌 흥행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실적과 달리 주가는 여전히 부진한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붉은사막의 수명을 최대한 연장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하는 동시에 차기작을 계획대로 선보이며 개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지난 3월 출시한 붉은사막 흥행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285억원, 영업이익은 2121억원, 당기순이익은 17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9.8%, 영업이익은 2584.8% 증가했다. 신작 판매가 본격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고, 2분기 역시 견조한 성적이 예상된다.

 

실적을 견인한 붉은사막은 펄어비스의 대표 IP인 검은사막을 잇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시 첫날 판매량 200만장을 기록한 데 이어 4일 만에 300만장, 12일 만에 400만장, 26일 만에 500만장을 넘어섰다. 지난달 11일에는 출시 83일 만에 누적 판매량 600만장을 돌파하며 국내 콘솔 게임 가운데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연내 1000만장 안팎의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른 추가 매출도 수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실적과 별개로 주가는 여전히 부진하다. 현재 펄어비스 주가는 3만원대 중반 수준으로, 출시 전 기대감 반영에 7만원대 고점을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단순히 흥행작 하나를 내놓는 것만으로는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받기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붉은사막이 성공을 거뒀더라도 장기간 반복된 출시 연기 과정에서 누적된 시장의 피로감과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붉은사막은 2019년 차기 프로젝트로 처음 공개된 이후 두 차례 출시 일정이 변경됐다. 당초 2021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됐지만 개발 방향 수정과 완성도 향상 작업이 이어졌고, 이후 제시했던 2025년 출시 계획도 파트너사 협의와 콘솔 인증 절차 등을 이유로 미뤄지면서 올해 1분기 정식 출시됐다. 결과적으로 작품의 완성도는 높였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년간 이어진 일정 변경이 신뢰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 역시 이러한 점을 인정했다. 허 대표는 최근 주주간담회에서 “붉은사막 출시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시장 신뢰를 잃은 측면이 있다”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차기작의 성공은 물론 개발 과정에서 신뢰성 있는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도깨비 게임 플레이 스크린샷. 펄어비스 제공
도깨비 게임 플레이 스크린샷. 펄어비스 제공

결국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붉은사막 이후’다. 흥행작 하나를 장기 서비스로 안착시키는 동시에 차기작을 안정적으로 출시할 수 있느냐가 기업 가치 회복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펄어비스는 내부적으로 신작 출시 주기를 2~3년 단위로 설정했으며, 붉은사막 출시 직후 프로젝트인 도깨비(DokeV)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목표 출시 시점은 2028년 하반기다. 도깨비는 사람들이 꿈꾸는 도깨비를 찾아 떠나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붉은사막 개발을 이끌었던 핵심 인력이 대거 투입됐다.

 

개발 환경은 이전보다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붉은사막 제작 과정에서 자체 게임 엔진인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고도화하며 기술적 기반을 다졌기 때문이다. 초기 엔진 개발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상당 부분 해소한 만큼 그래픽 구현과 콘텐츠 제작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현재 도깨비가 내부적으로 플레이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됐지만 완성도 향상과 최적화 작업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리한 출시보다는 품질을 우선하는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제는 차기작 출시까지 최소 2년 이상의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회사는 이 기간 붉은사막의 라이프사이클을 최대한 늘려 수익 기반을 유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스토리 DLC를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멀티플레이 콘텐츠와 플랫폼 확대를 추진해 이용자 체류 기간을 늘릴 계획이다. 기존 핵심 매출원인 검은사막 라이브 서비스도 안정적으로 운영해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허 대표는 “붉은사막을 장기간 판매되는 스테디셀러 IP로 육성하는 동시에 DLC 등 다양한 콘텐츠 확장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붉은사막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펄어비스가 기존 IP의 장기 흥행과 차기작의 안정적인 개발·출시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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