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로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 마운자로 계열의 터제파타이드 등 비만치료제 사용이 늘면서 감량 이후의 체형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체중계 숫자는 줄었지만 팔뚝, 아랫배, 허벅지 안쪽, 종아리처럼 원래 신경 쓰이던 부위가 기대만큼 달라지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이들 약제는 식욕과 포만감에 관여해 체중 관리에 쓰인다. 미국내과학회가 2026년 발표한 성인 비만 약물치료 생활 가이드라인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는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비만 치료의 주요 약물 선택지로 제시됐다.
임상 연구에서도 감량 효과는 확인된다. 2025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 발표된 SURMOUNT-5 연구에서는 비만 성인 751명을 72주간 비교한 결과, 터제파타이드군은 평균 체중이 20.2%, 세마글루타이드군은 13.7% 감소했다. 허리둘레도 각각 18.4cm, 13.0cm 줄었다.
다만 체중이 줄었다고 원하는 부위가 같은 속도로 빠지는 것은 아니다. 몸은 특정 부위만 골라 지방을 쓰지 않는다. 복부가 먼저 줄어드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얼굴이나 가슴 볼륨이 먼저 빠져 보이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종아리, 팔뚝, 허벅지 안쪽처럼 마지막까지 두께감이 남는 부위도 있다.
비만치료제 이후에도 종아리, 팔뚝, 아랫배가 기대만큼 달라지지 않는다면 감량 실패로 단정하기 어렵다. 지방이 잘 남는 부위가 있고, 종아리처럼 근육 발달이나 부종이 더 크게 작용하는 부위도 있다. 이 경우 필요한 것은 추가 감량보다 부위별 원인을 따져보는 일이다. 살을 빼는 치료와 몸매 라인을 다듬는 접근은 다르다.
이 차이가 잘 드러나는 부위가 종아리다. 종아리는 지방만으로 두꺼워지는 부위가 아니다. 안쪽과 바깥쪽 비복근이 발달한 근육형, 피하지방이 많은 지방형,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생기는 부종형, 여러 요인이 섞인 혼합형으로 나뉠 수 있다. 발목이 가늘어도 종아리 안쪽 알이 도드라져 보이는 경우가 있고, 체중은 줄었지만 종아리와 발목 사이의 연결선이 둔해 보이는 경우도 있다.
특히 비복근은 걷기, 계단 오르기, 하이힐 착용, 까치발 동작, 운동 습관 등에 영향을 받는다. 지방층이 줄어도 근육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종아리 라인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감량 후 피하지방이 얇아지면서 기존 근육 윤곽이 더 또렷해 보일 수 있다. “살은 빠졌는데 종아리알은 그대로”라는 느낌이 생기는 배경이다.
부종도 종아리 라인을 흐리는 요인이다. 장시간 서 있는 직업, 오래 앉아 있는 생활, 짠 음식 섭취, 수면 부족, 혈액순환 저하가 겹치면 하루 중에도 둘레가 달라진다. 아침에는 비교적 가늘어 보이다가 저녁에는 종아리와 발목이 무겁고 둔해 보이는 식이다. 이 경우 체중 감량만 반복하면 원인을 놓칠 수 있다.
종아리 크기로 고민을 할 때는 추가 감량이 필요한지, 체형 평가가 필요한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피하지방이 주된 원인이라면 체지방 관리와 지방층 평가가 먼저다. 근육 발달이 큰 경우에는 운동량을 줄인다고 바로 라인이 바뀌지 않는다. 부종이 중심이라면 수면, 염분 섭취, 활동량, 자세, 보행 습관까지 함께 봐야 한다.
만약 근육 발달과 관련된 경우에는 의료적 접근이 선택지로 거론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종아리알 축소술이 있다. 다만 이는 모든 종아리 고민에 적용되는 방식이 아니다. 종아리가 두꺼워 보이는 원인이 피하지방인지, 비복근 발달인지, 부종인지, 여러 요인이 섞인 혼합형인지에 따라 접근은 달라져야 한다.
종아리 라인은 둘레만 줄인다고 자연스러워지지 않는다. 무릎 아래에서 발목까지 이어지는 흐름, 안쪽 곡선, 옆라인의 볼륨, 좌우 균형을 함께 봐야 한다. 특히 종아리는 보행과 연결된 부위인 만큼, 근육으로 인한 돌출감을 완화하더라도 과도한 교정보다는 개인의 체형과 기능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비만치료제는 체중 관리와 대사 건강 개선에 의미 있는 도구다. 하지만 약물치료로 체중이 줄었다고 원하는 부위가 골라 빠지거나, 근육형 라인이 자동으로 정리되거나, 감량 후 꺼진 볼륨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감량 이후에는 체성분 변화도 함께 봐야 한다. 지방량뿐 아니라 제지방량이 줄면 몸무게는 감소해도 탄탄한 인상은 약해질 수 있다.
한승오 볼륨성형외과 대표원장, 정리=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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