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뉴진스 탬퍼링 의혹을 전면 부인해온 가운데, 그간의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들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지난 2일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가 전 멤버 다니엘과 그 가족, 민 전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3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어도어 측은 민 전 대표가 뉴진스의 전속계약 위반을 사주하거나 종용했다고도 주장하며, 그 근거로 민 전 대표와 뉴진스 부모들 사이에 오간 메신저 대화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전속계약 관련 라이브 방송과 전속계약 해지 선언 기자회견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전속계약 유효 확인 가처분 소송, 홍콩 컴플렉스콘 등의 배후에 있었다는 것이 어도어 측 주장이다.
어도어가 공개한 2024년 9월 2일자 녹취록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뉴진스 부모들에게 라이브 방송 강행을 설득했다. 해지 소송에 쓸 증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였다. 정작 민 전 대표 본인은 탬퍼링 문제를 이유로 방송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는데, 그동안 라이브 방송을 만류하는 입장이었다고 밝혀온 것과는 정반대되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민 전 대표는 멤버 부모들에게 전속계약 해지를 강행할 것을 촉구했으며, 금전적 손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하이브를 나가면 소송비에 상응하는 보상을 마련하겠다는 제안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도어는 또 대화 내용을 근거로, 민 전 대표가 전속계약 가처분에서 패소한 이후에도 민지·다니엘 부모에게 어도어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요구하고 녹취까지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어도어가 거절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복귀 명분을 없애려는 계획이었다는 취지다.
어도어 측은 "가처분 패소 결정 이후에도 새로운 전속계약 해지 사유를 작출하도록 유도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민 전 대표가 가처분 결정 이후 이뤄진 컴플렉스콘 프로듀싱과 음원 제작, NJZ 프로필 촬영, 다니엘 단독 화보 촬영 등 뉴진스의 독자 연예활동을 기획하고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컴플렉스콘 공연출연계약서를 보면 민 전 대표는 기획자로서 50만 달러의 보수를 받기로 돼 있었다. 뉴진스 멤버 5명이 받기로 한 35만 달러보다 큰 금액이다. 여기에 더해 공연에 파견된 어도어 직원들이 참가하지 못하도록 주최 측에 요구하기도 했다.
어도어가 다니엘을 유독 겨냥한 배경도 이날 함께 드러났다. 어도어 측은 다니엘이 뉴진스 멤버 중 유일하게 독자적인 뮤지션 활동과 상업 활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소속사를 대체할 조합 설립과 중국 자본과의 이중계약 체결도 문제 삼았다. 어도어가 증거로 낸 전속협약서에 따르면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해 9월 25일 중국 자본 회사 AAO와 계약을 맺었는데, AAO는 뉴진스가 출연한 홍콩 컴플렉스콘 주최 측이 케이만제도에 세운 법인이자 과거 하이브 이사진에 어도어 매각 제안서를 보낸 곳으로 지목됐다.
어도어 측은 지난해 10월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 1심 선고 이후 다른 멤버들은 이중계약 문제 해소에 협조했지만, 다니엘과 그 모친만은 끝까지 함구하며 사안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다니엘 측은 "다니엘만 대단한 위반을 한 것처럼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침소봉대"라고 반박했다. 컴플렉스콘 출연이나 조합 설립 등은 멤버 전원이 함께한 일이라는 것이다.
한편 뉴진스 멤버들은 2024년 11월 어도어의 전속계약 위반을 이유로 계약이 해지됐다고 주장하며 독자 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 1심에서 패소하면서 일부 멤버가 복귀했다. 이 중 다니엘은 어도어로부터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받았고, 민지는 여전히 구체적인 복귀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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