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만 주신다면!”
올 시즌 1군서 좀처럼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손목 부상으로 재활군서 개막을 맞이했다. 잠시 콜업이 됐다가도 금방 퓨처스(2군)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지난달 30일 다시 부름을 받았다. 주전 포수 손성빈이 예비군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것. 박재엽이 특별엔트리로 합류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일 잠실 두산전서 해결사로 등극했다. 연장 10회 초 2사 1,2루서 천금같은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롯데에 승리를 안기는 시즌 첫 결승타였다.
사실 이날 타석에 설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였다. 8회 말 대수비로 교체 출전했다. 이후 3번 타자로 배치됐다. 2-1로 앞선 채 맞이한 9회 초는 4번 타자부터 시작됐다. 정규이닝 안에 경기가 마무리됐다면 순번이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9회 말 마무리 최준용이 1실점하며 경기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박재엽은 “(포수) (박)건우형 자리에 들어가는 거라 9번 타자인 줄 알았는데, 전광판을 보니 3번이더라. 나까진 순서가 오지 않겠구나 싶었다”고 돌아봤다.
갑작스럽게 맞이한 기회. 긴장이 전혀 안됐다면 거짓말이다. 심지어 바로 앞에서 삼진이 나오며 흐름이 한 차례 끊긴 상황. 박재엽은 “조금 긴장이 되긴 했는데, 긴장해서 뭐 하겠나 싶더라. 호흡을 많이 하려 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나한테 상황이 오는 것 자체가 기회 아닌가. 다만, 투아웃이다 보니 거기서 삼진을 먹으면 흐름이 바뀔 수도 있지 않나. 감독님도, 코치님들도 콘택트에 신경 쓰라 하셔서 공 맞추는 데 집중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박재엽은 2025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전체 3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 1군 출전은 9경기에 불과했지만, 가능성을 내비쳤다. 포수 출신 김태형 롯데 감독이 “포수로서 가지고 있는 능력이 좋다”고 칭찬했을 정도. 정신이 확 드는 순간도 있었다. 지난 스프링캠프서 김 감독은 “생각보다 늘지 않았다”고 애정 담긴 쓴 소리를 전한 바 있다. 재활조에서도 느슨해지지 않으려 노력한 배경이다. 박재엽은 “처음엔 손목이 아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조금 괜찮아졌을 때부터 최대한 열심히 뛰려고 노력했다. 코어도 많이 좋아졌다”고 돌아봤다.
제한된 여건 속에서 무엇인가를 만들긴 쉽지 않다. 하물며 2년차 신예에겐 더욱 어려운 일일 터. 박재엽은 “5회 이후엔 뒤쪽에서 계속 공을 받는다. 불펜 포수 형들이랑 가까워졌다”고 웃었다. 갈 길이 멀다. 팀 내 포수 경쟁도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박재엽은 “기회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형들이 항상 ‘어리니까 아직 기회가 많다’ ‘자신 있게 하고 싶은 걸 맘껏 하라’고 말씀해주신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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