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하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일본 축구대표팀이 ‘쌈바 축구’에 가로막혔다. 30일 미국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해 10월 자국에서 열린 평가전(3-2 승)과는 다른 결말이었다. 이로써 일본의 월드컵 여정도 끝났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일본 선수들은 누구랄 것 없이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 역시 “여기서 떠나야 한다는 게 정말 아쉽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우승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출항했던 일본이다. 조별리그에서부터 한층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을 자랑했다. ‘죽음의 조’라 불렸던 F조에서 네덜란드, 스웨덴, 튀니지를 상대로 1승2무를 기록, 조 2위로 32강에 올랐다. 완전체가 아닌 팀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대회를 앞두고 주장 엔도 와타루를 비롯해 핵심 공격수 미나미노 다쿠미와 미토마 가오루 등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윙어 구보 다케후사는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도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경기 초반 의도대로 잘 풀어나갔다. 5백에 가까운 촘촘한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의 빈틈을 노렸다. 전반 29분, 선제골이 터졌다. 사노 가이슈(마인츠)가 중앙선 부근부터 단독 드리블로 돌파한 뒤 강력한 슛으로 연결했다. 기쁨도 잠시. 승리의 여신은 일본 편이 아니었다. 온 몸을 던졌음에도 지키지 못했다. 후반 11분 카제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후반 추가시간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아스날)에게 골을 허용했다.
토너먼트 첫 승이 참 어렵다. 일본은 1998 프랑스 대회서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8년 연속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역대 최고 성적은 16강이다. 2002 한일 대회를 시작으로 2010 남아공,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 대회서 16강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다. 당시엔 참가국이 32개국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바로 16강전이었다. 이번 대회서 3회 연속이자 통산 다섯 번째로 조별리그를 통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토너먼트 1회전서 고배를 마셨다.
분하지 않다면 거짓말일 터. 그래도 변명은 없다. 모리야스 감독은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감독인 내 역량이 부족했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마주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확실히 세계 정상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브라질을 상대로 잘 맞섰다.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서 “최종 스코어가 말해주듯 아직은 격차가 있다. 더 강해져야 한다. 감독 역량도 브라질에 비해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걸 잊지 않겠다”고 끄덕였다.
끝이 아니다. 일본은 이제 2027 아시안컵을 바라본다. 모리야스 감독이 계속해서 지휘봉을 잡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일본 매체 도쿄스포츠는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차기 대표팀 감독을 폭넓은 시각에서 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2018년 일본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2022 카타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지휘하며 조별리그 통과를 이끌었다. 현지에선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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