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하게, 새 역사를 겨냥한다.
‘사무라이 블루’ 일본 축구대표팀의 발끝이 날카롭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21일 멕시코 몬테레이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조별리그 F조 2차전서 4-0 완승을 거뒀다. 아시아 국가가 월드컵 본선서 4골 이상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덜란드와 승점 4로 같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조 2위다. 26일 스웨덴과의 3차전서 비기기만 하더라도 32강에 오른다. 3회 연속 토너먼트 진출이 가까워졌다.
이날 경기는 다소 특별했다. 월드컵 역사상 1000번째 경기였다. 시작은 1930 우루과이 대회에서 열린 프랑스와 멕시코의 개막전이었다. 이후 2차 세계대전 기간(1942, 1946년)을 제외하고 장장 96년 동안 4년 주기로 빠짐없이 개최됐다. 이번 대회로 23회째를 맞았다. 기나긴 세월 동안 변화도 많았을 터. 특히 이번 대회는 캐나다·미국·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첫 월드컵이다. 참가국도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가히 일본의 일방적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력한 화력 쇼였다. 11개의 슈팅과 5개의 유효 슈팅을 몰아쳤다. 점유율에서도 52%-41%로 앞섰다(7% 경합). 경기 시작 4분 만에 카마다 다이치가 선제골을 터트린 것이 시작이다. 네덜란드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 맛을 보는 순간이었다. 물꼬를 튼 일본은 더욱 속도를 높였다. 전반 31분 우에다 아야세가 추가 골을 터트린 데 이어 후반 24분엔 이토 준야가, 38분엔 우에다가 쇄기 골을 터트리며 포효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꼽혔다.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해 10월 브라질을, 두 달 전엔 잉글랜드를 꺾으며 자신감을 가득 채웠다. 일본은 지난 7번의 월드컵서 4차례 16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피지컬과 기술은 기본, 유기적인 수비 조직과 빠른 역습으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자랑했다. 이른바 죽음의 조라 불리는 F조에서도 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앞서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선 접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BBC는 “일본이 왜 다크호스인지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악재가 없었던 건 아니다. ‘캡틴’ 엔도 와타루를 비롯해 미토마 가오루, 미나미노 다쿠미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심지어 네덜란드전서 ‘에이스’ 구보 다케후사까지 다쳤다. 덥고 습한 환경은 차치하더라도, 주변 흐름 또한 일본 편이 아니었다. 튀니지는 일본전을 앞두고 ‘소방수’ 에르베 르나르 감독을 긴급 수혈했다. 네덜란드는 스웨덴을 상대로 5-1 대승을 작성하며 앞서나갔다. 압박을 받을만한 상황에서도 일본은 저력을 드러냈다.
한편, 튀니지는 감독 교체라는 강수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반전을 꾀하지 못했다. 스웨덴전(1-5)에 이어 일본전에서도 대패하며 탈락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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