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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스타] 85분간 '지킬앤하이드' 1인 15역…배수빈 "관객 지루하지 않게 노력"

입력 : 2026-06-08 16:24:51 수정 : 2026-06-08 16: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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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앤하이드 공연 모습. 글림아티스트 제공
지킬앤하이드 공연 모습. 글림아티스트 제공

배우 배수빈이 연극 지킬앤하이드를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데뷔 24년 차 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던 1인극에서 그는 15개의 인물을 넘나들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지킬앤하이드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지킬이 아닌 그의 친구이자 변호사 어터슨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을 깊이 있게 탐구했다.

 

특히 화려한 무대 장치와 음악을 최소화한 채 배우의 연기와 대사만으로 극을 끌고 가는 1인극 형식을 택해 공연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3월 16일 개막한 작품은 약 3개월간 관객들과 만나며 깊은 울림을 남겼고, 지난 7일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8일 배수빈은 “사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연기를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계속 따라다녔다”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1인극에 도전했고,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직접 만나며 공연을 이끌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아직은 그래도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얻었다. 무사히 잘 마무리할 수 있어 무척 뿌듯하고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킬앤하이드 공연 모습. 글림아티스트 제공
지킬앤하이드 공연 모습. 글림아티스트 제공

이번 작품에서 배수빈은 변호사 어터슨을 비롯해 지킬, 하이드, 엔필드, 래니언, 경관, 목격자 등 무려 15명의 인물을 홀로 연기했다. 85분 동안 단 한 번도 무대를 비우지 않은 채 극 전체를 이끌어야 했다.

 

그는 단순히 목소리만 바꾸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구분하지 않았다. 걸음걸이와 시선, 호흡의 속도, 말의 온도까지 달리하며 각 인물에게 서로 다른 결을 부여했다. 특히 관객과 가까운 소극장 무대 특성상 작은 표정 변화나 얼굴 근육의 움직임까지 고스란히 전달되는 만큼 세밀한 표현에 더욱 공을 들였다.

 

배수빈은 “‘내가 관객이라면 무엇을 보고 싶을까’를 계속 생각했다. 사람마다 말투도 다르고 행동이 주는 에너지도 다르니까 그런 이미지들을 구체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무엇보다 관객들이 단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도록 극의 리듬과 템포를 만들어 가는 데 집중했다”고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수많은 인물을 연기했지만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역시 하이드였다. 하이드는 작품 후반부에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짧은 순간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 존재다. 그만큼 육체적·정신적 소모도 컸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인물이기도 하고, 동시에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준 인물이기도 하다. 짧게 등장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모든 에너지를 한순간에 응축해서 터뜨려야 했다”며 “그래서인지 마지막 대사인 ‘하이드는 나한테만 있는 게 아니야’는 지금도 깊은 울림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배수빈은 올해 데뷔 24년 차를 맞았다. 오랜 시간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 왔지만 그는 여전히 매년 대학로 무대를 찾는다.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무대가 주는 특별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무대는 언제나 나를 가장 겸손하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가장 큰 힘을 준다. 여전히 공연을 앞두면 무섭고 떨리지만, 내 모든 것을 남김없이 쏟아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는 곳 또한 무대라는 것을 배웠다”며 앞으로도 관객과 호흡하는 작품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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