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음악사의 한 시대를 상징하는 명곡 동백아가씨가 문화유산으로 새롭게 기록됐다. 부산시가 광복 이후 대중가요 가운데 처음으로 동백아가씨 악보를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대중음악 역시 보존해야 할 문화자산이라는 인식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는 대중가요 동백아가씨 악보 일괄과 해월정사가 소장한 성철스님 친필 원고 일괄 등 2건을 부산시 등록문화유산으로 고시했다고 4일 밝혔다. 이와 함께 농가월령도 십이폭 병풍, 윤대집, 후한서 등 3건도 부산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고시했다.
이번 지정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상은 단연 동백아가씨 악보 일괄이다. 해당 악보는 광복 이후 대중가요 가운데 최초로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문화유산은 주로 전통문화나 고문헌, 미술품 중심으로 지정돼 왔지만, 이번 등록은 현대 대중문화 역시 시대를 대표하는 역사적 자산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64년 발표된 동백아가씨는 부산 출신 작곡가 백영호와 작사가 한산도가 만든 곡으로, 가수 이미자가 불러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동명의 영화 주제곡으로도 사용되며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고, 한국 트로트의 전성기를 이끈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에 등록된 자료는 부산근현대역사관이 소장하고 있는 악보와 가사지다. 1964년 5월에 제작된 초기 표기 악보부터 1989년 3월30일 원희명 편곡 악보까지 총 35건 157점의 악보와 가사지 3점으로 구성돼 있다. 수기로 작성된 음악 기록물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당시 대중가요 제작 과정과 편곡 방식, 음악 산업의 흐름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되기 이전 시기의 창작과 제작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음악사적 가치가 높다. 악보 곳곳에 남아 있는 수정 흔적과 편곡 기록들은 대중가요가 어떻게 완성되고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로 꼽힌다.
동백아가씨를 부른 이미자는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1959년 만 19세의 나이로 열아홉 순정을 발표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동백아가씨를 비롯해 섬마을 선생님, 흑산도 아가씨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한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국민가수로 자리 잡았다.
이미자가 발표한 곡은 2000곡이 넘고 음반도 500여 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가운데서도 동백아가씨는 가장 상징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음반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으며, 당시 인기 차트에서 35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 대중음악사에 남을 기록을 세웠다.
그의 활동은 음악 무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1973년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 장병들을 위한 위문공연에 참여했고, 2002년에는 한국 가수 최초로 평양 단독 공연을 개최하며 남북 문화교류의 상징적인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이미자는 2023년 대중음악 가수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66년간 이어온 가수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 고별 공연을 열었다. 그는 대표곡들을 직접 부르며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오랜 세월 국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노래들이 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