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망신,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일이다.
뜨거웠던 경쟁이 ‘판정 논란’으로 차갑게 식었다. 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노리던 허인회의 우승 경쟁도 허무하게 날아갔다. 외신에서 이 소식을 다룰 정도로 심각한 논란이지만, 대회 운영을 맡았던 대한골프협회(KGA)의 사과문 하나로 끝날 모양새다.
상황은 지난 2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CC에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 3라운드 7번 홀(파4)에서 발생했다. 허인회의 티샷이 페어웨이 우측 숲으로 향했다. 허인회는 볼이 OB(아웃오브바운즈) 구역으로 나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프로비저널볼(잠정구)을 쳤다. 이때 포어 캐디는 허인회의 볼을 주워 코스 안쪽에 놓아뒀다. 허인회는 포어 캐디가 자신의 볼을 옮겼기 때문에 원구가 OB 구역으로 나갔는지 아닌지를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기위원들은 논의 끝에 잠정구로 플레이를 이어가라고 지시했다. 허인회는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렸고, 2퍼트로 파를 기록했다.
문제는 KGA가 이후 현장 관계자의 증언을 토대로 허인회의 원구를 OB라고 최종 판단했다. 그런데 이 사안을 허인회에게 통보하지 않았고, 허인회는 이 사실을 모른 채 3일 최종라운드에 돌입했다. 승부사 허인회는 매서운 스윙으로 무섭게 스코어를 줄였고, 이에 공동 1위로 최종라운드를 마쳤다. 그런데 KGA 측은 그제야 허인회에게 전날 7라운드 티샷이 OB였고, 기록이 파가 아닌 더블 보기라고 통보한 것이다.
허인회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다. KGA 측은 ▲프로비저널볼로 인플레이를 시키고, 더블보기가 아닌 파로 스코어를 기록한 점 ▲최종 4라운드 경기 중 선수에게 OB 결론을 알리지 않은 점 ▲공지 및 안내가 늦은 점을 실수라고 인정하며 사과문을 냈다.
USA Today 계열의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는 이를 두고 ‘라운드가 끝나고 하루 뒤 선수를 연장전에서 탈락시킨 아시안투어의 황한 판정’(Oddball ruling on Asian Tour knocks golfer out of playoff a day later)이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보도했다. 대회의 최종 라운드, 스토리의 결말이 드러나는 축제의 시간이 혼란에 빠졌다. 골프위크는 당일 현장의 험악한 분위기를 상세히 보도했다.
허인회는 연장전 기회를 박탈당했고, 현장을 찾은 팬들은 납득할 수 없는 판정으로 결과가 뒤집히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KGA는 사과했지만, 이대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명확한 규정 적용, 즉각적인 상황 공유, 그리고 책임 있는 운영 체계가 무너졌다. 단순 해프닝이 아닌 한국 골프 행정의 신뢰를 흔든 사건이다. 더 책임감 있는 마무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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