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런하는 코미디언들은 이유가 있다. 남을 깎아내리지 않으면서도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기가 막히게 해낸다. 개그와 무례, 그 한끗 차이를 온전히 이해하고 내뱉는 한마디에 대중은 웃음을 터트린다. 그런 면에서 코미디언 양상국은 굴러들어온 복을 제 발로 걷어찬 모양새다.
지난 2일 웹예능 핑계고에 ‘홍보대사는 핑계고’를 주제로 배우 한상진과 방송인 남창희, 양상국이 출연했다. 2004년 현 농구 감독 박정은과 결혼한 한상진, 지난 2월 배우 출신 윤영경과 결혼한 남창희의 출연해 연애관과 결혼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주축이 됐다. 이 가운데 남창희가 아내를 위한 아침을 차리고 출근길을 매일 배웅한다고 말하자 양상국은 “진짜 위험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더불어 남창희를 두둔하는 유재석을 향해 “유재석 선배 말은 웬만하면 듣는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 “유재석 씨, 한 번만 더 이야기하면 혼냅니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방송 이후 일부 시청자들은 선배인 유재석에게 무례했다며 양상국의 행동을 비판했다. 기혼자들이 양상국의 연애관과 결혼 생활에 대한 가치관에 대해서 “너 오늘 은퇴방송이야?”라고 일침을 가했음에도 수긍하는 척조차 하지 않은 태도로 논란이 됐다. 형님들은 수습하느라 쩔쩔매는데 정작 당사자는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이 이어진 것이다.
누리꾼 역시 “주말 아침부터 불쾌하다”, “양상국씨, 버스는 떠났어요”라며 양상국의 무례한 태도를 지적하며 “꼭 가치관 맞는 사람 찾아 결혼하길”, “사상이 너무 구리다”, “뭐가 잘못됐는지 평생 모를 듯”, “양상국 결혼 장례식”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양상국은 SNS 댓글을 통해 사과했다. 핑계고 발언에 누리꾼들은 양상국의 SNS에 댓글을 달아 비판했고 “곱게 자란 핑계고 계원인 내가 왜 이 아저씨를 봐야 하느냐”라는 댓글에 양상국은 “불편하게 해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답글을 달았다. “무례함을 솔직함으로 포장”, “국민 MC가 꿈이면 입조심 좀 해라. 말 한마디로 비호감 되는 거 한순간”이라는 댓글에도 “네 죄송하다. 더 조심하겠다”고 반응했다.
영상에는 사흘 만에 1700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개인적인 연애관이나 소신이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며 “본인의 성격을 지역적 특성으로 일반화하는 모습이 아쉽다”는 의견과 “무례하기보다 자기 말만 맞는다고만 하니 문제다. 의견을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전혀 안 되어 있다”며 변화를 촉구하는 댓글도 있었다.
비호감 이미지가 쌓여가는 와중에도 다큐 예능 조선의 사랑꾼에서 변함없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방송분에서 결혼에 도전하기 위해 결혼정보회사를 방문한 양상국은 “미안하지만 고집이 심하게 있다”고 꼬집는 결혼정보회사 대표의 말에 “남자가 고집도 좀 있어야 한다”고 반응했다. 고집을 풀어야 결혼할 수 있다는 말에 다시 한 번 발끈하며 “어르신도 있는 고집을 나보고 풀라느냐”며 반문하고는 결국 등록을 포기했다.
‘김해 왕세자’라는 수식어로 전성기를 노리던 양상국이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투박한 사투리로 경상도 남자 캐릭터를 잡아 입지를 다졌으나 솔직함을 넘어선 고집스러움으로 유쾌한 이미지마저 갉아먹고 있다. “제작진이 한 번 쓰고 다시 찾지 않는다”고 털어놓은 고충이 무색하게 스스로 재앙을 불러온 셈이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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